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둘러싸고 한미약품그룹 오너들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사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가오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양측 인물들의 이사 선임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한미약품을 비롯해 OCI, 부광약품의 경영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OCI홀딩스 이사회 진입
OCI홀딩스는 오는 3월 2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고 6일 공시했다.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통합 법인이 출범하고 임 사장도 OCI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양사 통합 과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각 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우현 회장과 한미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사 그룹의 통합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사모펀드 운영사 라데팡스파트너스의 김남규 대표도 OCI홀딩스 사내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김 대표는 OCI홀딩스에서 그룹 통합 TFT 실장을 맡을 전망이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된다.
'정통 한미맨' 우기석, OCI그룹 계열사 부광약품 사내이사 선임
OCI그룹이 지난 2022년 2월 인수한 부광약품에도 OCI그룹, 한미그룹 인사가 이사진에 합류했다.
부광약품은 오는 4월 22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와 이제영 OCI홀딩스 전략기획실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우 대표는 1994년 영업사원으로 한미약품에 입사해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한미맨'이다. 2012년 한미그룹 헬스케어 유통 계열사인 온라인팜으로 옮긴 뒤 201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부광약품은 현재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데, 우 대표가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대표직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광약품의 경우 지난 2022년 창사이래 첫 영업적자를 내고 지난해에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실적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 대표는 한미약품 영업사원 시절 개량신약 '아모디핀'과 '아모잘탄' 등을 맡아 블록버스터로 성장시킨 이력이 있는 만큼, 부광약품의 체질 개선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을 두고 오너 일가가 분쟁을 벌이고 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 사장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진 3자 배정 유상증자는 무효"라며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냈으며,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