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심장의학자 올림피아드 'TCTAP 2019' 성료
외국인이 참석자 절반 넘어, 박승정 이사장 “한국 대표 국제학술대회 자리매김”
2019.05.02 05: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김민수 기자]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심장의학의 임상적·학문적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관상동맥 중재시술 국제 학술회의’(TCTAP 2019)가 지난 4월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심장혈관연구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이 후원하는 TCTAP 2019는 올해로 24회째를 맞았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더욱 성장하고 있다.

특히 금년에는 약 40개국에서 온 4000여 명 참석자 중 절반이 넘는 인원(55%)이 외국인으로 집계, 명실 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학술대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評)을 받고 있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심장혈관연구재단 박승정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사진]은 “국제 학술대회를 표방해도 외국인이 절반 넘게 참석하는 학회는 흔치 않다”며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TCTAP 2019의 근본적인 목적은 바로 학문을 서로 배우고, 공유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 세계 심장 의학자들이 많은 관심 속에 후학들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학술대회가 꾸준하게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TCTAP 2019는 ▲관상동맥질환 ▲복잡한 중재적시술 ▲판막 중재시술 ▲심혈관 이미지와 생리학 ▲만성폐색병변 중재시술 ▲약물방출스텐트와 생체융해성 혈관스텐트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 약물요법 ▲말초 혈관 내 시술 ▲구조적 심장질환 등 총 9가지 세부주제를 설정했다.

또 심장의학 분야에서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콜롬비아대학병원, 캐나다 세인트폴 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이 참여하는 ‘실시간 위성 중계시연’(Live Case Transmission from World-renowned Medical Centers)을 운영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참가자들은 라이브 시술 중계를 통해 체험형 공간에서 이론과 실기가 연계된 생생한 교육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TCTAP 2019 부조직위원장인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연구의 각 분야별 책임 연구자들을 대거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굳이 미국, 유럽까지 가지 않더라도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를 한 자리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게 TCTAP 2019의 특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골프로 비유하자면 PGA 마스터즈골프대회가 한국에서 열렸다고 보면 된다”고 자평했다.

‘ACT Program’ 등 부대행사 및 볼거리도 풍성

주최 측은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서울아산병원 심장중재술 교육프로그램(ACT Program)을 기념한 ‘ACT 동창모임’ 세션을 기획해 참가자들의 교류 확대와 화합을 도모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최첨단 진료 시스템을 활용해 신청자들에게 심장중재술 노하우를 A부터 Z까지 전수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미 1500명이 경험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덕우 교수[사진 左]는 “1회 교육에 10~15명이 참여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120회 정도 교육이 진행됐다는 사실은 ACT Program에 대한 심장의학자들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일본, 호주, 인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의료진이 교육을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 교육 스케줄이 연초에 꽉 찬다. 이 같은 참가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ACT 동창모임을 주요 세션으로 넣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은 ACT Program 참가자들이 발표자료(PPT)를 원할 경우 별다른 조건 없이 제공하고 있다.

박덕우 교수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의료기술 노하우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적인 교육 방식은 구시대 산물”이라며 “열린 교육을 표방하면서 참가자들의 궁금증을 최대한 해소하고, 실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우리도 더 정진해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진들은 아직 우리나라가 심장의학계를 선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내세워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박승정 교수는 “시술을 많이 할수록 의료진 실력은 당연히 늘 수밖에 없다”며 “중국 대형병원 1곳이 우리의 10배 넘는 시술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격차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후학들이 진료와 연구를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복합적 사고방식을 가지면 충분히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며 “국내 심장의학계가 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더욱 학문적으로 노력하길 당부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덕우 교수 역시 “TCTAP 2019가 열리기 3~4주 전(前) 중국에서 비슷한 행사가 개최됐다”며 “내수시장 규모만 보자면 중국이 단연 우위다. 다만 학술대회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자면 아직은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영어로 모든 강연을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부분도 TCTAP 2019의 강점”이라며 “그동안 TCTAP 2019를 운영해 온 노하우를 잘 살린다면 현재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석학들과 심장의학자들의 관심을 계속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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