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 정상화 안되면 필수의료 해결 사실상 불가"
"지역의료 강화·세부전문과목 의료진 지원 확대·네트워크 구축" 제안
2022.09.29 06:03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떠오른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를 두고 '수가 인상'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역의료 강화, 필수 세부전문과목 인력 강화 등 다양한 정책 방안을 제시하면서도, 결국 수가 정상화야 말로 개선의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28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필수의료,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박은철 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장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이 같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의료 가격과 인력 통제 상황에서 수가 개선 필수"


박은철 소장은 우리나라 필수의료 실태를 '회색코뿔소'에 비유했다. 회색코뿔소는 지속적인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고 있는 위험을 뜻하는 말이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뿐만 아니라 필수의료 위기에 대한 경고는 오래전부터 여러 형태로 지속돼 왔지만,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국내 의료현실에 대한 지적인 셈이다.


박 교수는 "회색코뿔소가 '쿵쿵쿵' 발소리를 내며 오고 있지만 그 위험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건의료 발전 계획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필수의료 정책 수립에 앞서 '정의'부터 다시 세워야한다고 역설했다.


먼저 그는 보건복지부가 정의하고 있는 필수의료를 짚으며 ▲생명에 직접적인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분야 ▲지역적 특성 또는 시장 수요 부족으로 제대로 제공하기 어려운 분야 ▲미래 전문인력 전공의 증원율이 평균에 미달하는 과목 등을 언급했다.


그러나 박 소장은 "우리나라는 어느 분야든 필수의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수가를 조정하고 있는 만큼, 의료 공급과 수요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유 시장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의료 가격과 인력이 통제되는 상황에서는 언제든 공급과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이는 기승전수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야간 및 공휴 수가 가산과 관련해 평일 야간 근무와 공휴일 주간 근무에는 '처치 및 수술 50% 가산'을 적용하고 공휴일 야간 근무에는 100% 가산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밖에 지역의료 강화, 필수 세부전문과목 인력 강화 등도 주요 정책 방안으로 제안했다.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지방 상급종합병원을 지역 중심 의료기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필수 세부전문과목 인력 강화를 위해서는 '필수 세부전문과목 적정인력 평가'를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외과계 의사들 당직, 야간 콜, 의료분쟁 등도 필수의료 악화 요인"


발표 이후 토론에서는 의료분쟁특례법 및 필수의료개선특별법 제정, 1차의료 활성화, 의료인력 배치 등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보험정책 부회장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의협은 법적 안전장치 마련 등으로 필수의료분야 의료환경 개선, 지역 필수의료 종사자·의료기관·지원기업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중증·응급의료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환경 조성"이라며 "의사 중과실에 의한 의료사고가 아닐 경우 불합리한 형사처분을 받지 않도록 의료분쟁특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필수의료 분야에 1차 의료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도 의사 수 증원이 아닌 의료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정책적 아이디어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응진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분절된 의료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필수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의료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투자 대비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국가가 중심이 돼 국공립병원과 민간의료기관이 동참하는 의료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과계 의사들의 고질적인 당직, 야간 콜, 의료분쟁 역시 지속적으로 필수의료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 이후 필수의료 사안을 굉장히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필수의료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수가 재구성도 중요하고 의료전달체계, 의료인력 문제도 한번에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야가 필수의료인지, 어떤 분야를 우선 순위를 두고 지원할지 의료계와 소통할 수 있는 정부 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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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세출 09.29 17:01
    전문가들의 지적이 아니라, 의견이 도출이 됐다고 해야지...지적이란 단어개념을 모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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