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문의 간판 버리는 후배들 위해…
김승진 회장 '학술대회 변화 적극 추진-전문의 처치 가산수가 등 절실'
2014.04.06 20:00 댓글쓰기

“흉부외과 전문의 100%가 전공 살려 간판 달 때까지…”


김승진 회장[사진]이 6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가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2014년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에게 한 말이다.


이 같은 발언은 흉부외과를 전공하고도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흉부외과를 전공한 약 1000명의 의사 중 절반이 개원을 하고, 그 중 10%만이 흉부외과 간판을 달며 의사 생활을 하고 있다. 나머지 40%는 미용외과, 50%는 일반과를 표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흉부외과의 어려움은 학회 세미나 변화 추이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학회 창설 후 초반 5년 정도는 춘추학술대회를 개최했지만 참여하는 의사가 적어 결국 미용외과와 학술대회를 통합했다.


그러나 흉부외과와 미용외과로 구성된 학술대회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고, 제 자리를 찾지 못한 흉부외과 개원의들은 학회 활동을 외면했다. 이전보다도 회원 참여가 저조했던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학회는 김 회장을 중심으로 학술대회 독립 등 학회 변화를 꾀한다. 그게 바로 지난해였다.


김 회장은 “흉부외과 개원의사가 할 수 있는 영역 확보와 확대에 주안점을 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도 다한증, 하지정맥류 및 최근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정맥영양치료 등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이 전에 비해 회원 참여가 늘고 있다"며 안도했다.


그는 "학회의 이러한 노력이 흉부외과를 전공하는 후배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현실적 이유로 본인의 꿈인 전공을 버린다는 게 의사에게는 매우 큰 절망이다. 개원을 하고서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꿈을 따르는 후배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배로서의 역할도 잊지 않았다.


"흉부외과 개원가 지원 위한 요양병원 의사인력 등급 가점 등 필요"


그는 흉부외과 활성화를 위한 개원의 지원 방안에 대해 차근히 설명해 나갔다.


그가 제안한 개선안은 총 3개다. ▲요양병원 의사인력 등급 가점 포함 ▲일정규모 이상 의료기관 필수 진료과목 선정 ▲전문의 처치에 대한 가산 수가 등이다.


사실, 앞서 두 가지 방안은 이미 학회 및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왔다.


하지만 흉부외과는 요양병원 의사인력 등급 가점 8개 과목에 포함되지 못했다. 요양병원 노인들은 흉부와 관련된 질환이 많아 흉부외과 전문의가 필요한 분야지만 그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아울러 일정규모 이상의 병상을 갖춘 의료기관에서는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을 필수 진료과목으로 두고 있다. 흉부외과도 이들처럼 의무화 과목 편입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김 회장은 “의료기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필수진료과목 선정이 어렵다면, 흉부외과가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세제혜택 등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전문의 처치에 대한 가산 수가 등을 제안한 것은 현재 정부가 흉부외과 지원을 위해 도입한 수가 인상과 보조금 제도가 개원가까지는 적용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개원가에서 수가 인상이 적용되는 폐나 심장 수술을 할 수는 없다. 차라리 어떤 처치든 전문의가 한 의료행위에 수가 가산을 해주면 개원가에서도 그 훈풍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안을 과거에도, 또 지금도 주장하고 있다. 흉부외과 개원가가 활성화 될 때까지 계속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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