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한미약품···항암신약 '올리타' 퇴출 예고
임상시험 중 2명 사망 '안전성 문제' 부각···시총 1조 이상 증발
2016.10.01 07:05 댓글쓰기

대한민국 제약산업 역사를 다시 써가며 승승장구하던 한미약품이 위기에 처했다. 창사 이후 첫 신약인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 때문이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HM61713)의 권리를 반환한 가운데 이번 사안이 임상시험 수행 중 2명이 사망하는 등 안전성 문제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판매중지 및 허가 취소 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식약처는 “의료인과 환자 등에 관련 정보를 알리기 위해 올무티닙염산염일수화물 함유제제에 대한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한미약품에서 시판 중인 올무티닙 함유제제에서 허가 후 임상시험 수행 중 허가사항에 반영되지 않은 중증 피부이상 반응이 발생한데 다른 조치다.


올무티닙을 투약한 환자 731명 가운데 3명(0.4%)에서 중증피부이상 반응인 스티븐존슨증후군과 독성표피괴사용해 질환이 확인됐다.


심한 급성 피부점막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피부괴사 및 점막침범 등의 증상이 나타내며 주로 약물 등에 의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증피부 이상반응을 보인 3명 중 2명이 사망했고, 1명은 입원 후 회복했다. 3명 모두 올무티닙 제제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우선 신규 환자에게 이 약의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또 자문을 거쳐 조만간 판매중지와 허가 취소 등 후속조치도 이뤄질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등의 절차를 거쳐 내주 중 판매중지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해당 약품이 내성이 생겨 기존 약이 더 이상 듣지 않는 말기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만큼 판매중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무티닙은 기존 표적 폐암치료제 중 하나인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비소세포폐암)에 사용된다.


이날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7월 한미약품으로부터 기술 이전받은 ‘올무티닙’의 임상시험을 중단하고 권리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임상시험 역시 중단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올무티닙’을 베링거인겔하임에 7억3000만달러(약 8500억원)에 기술수출 했다. 한국, 중국, 홍콩을 제외한 전세계 라이선스 계약이다.


당초 한미약품은 내년 상반기 급여화를 예상했다. 아울러 글로벌 2상 임상을 근거로 내년 글로벌 허가를 목표하는 등 국산신약의 한계를 극복한 첫 글로벌 혁신신약을 통해 세계적 제약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지난해 거둔 수조원대 기술수출 규모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신약 개발 및 수출에 대한 기대감 역시 너무 컸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한미약품의 주가는 이날 18% 넘게 폭락, 시총은 5조3천10억원으로 하루 만에 1조1천억원 이상 줄었다. 이 여파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업종지수는 6.75% 떨어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로선 올무티닙에 대한 어떠한 확신도 내릴 수 없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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