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눈치 그만"···국정감사 화두 '의대 증원'
김영주·정춘숙·김원이 등 민주당 의원 공세···조 장관 "필수의료 체계 확립"
2023.10.11 12:45 댓글쓰기

[임수민·이슬비 기자] 의과대학 증원 및 지방공공의대 설립 등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첫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11일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입을 모아 보건복지부를 향해 의료계 눈치는 그만보고 의대 증원 확대에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올해 5월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관련해 정부가 500명대 정원을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보건복지부는 "확정된 계획이 없다"며 반박한 바 있다. 


이날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복지위)은 오늘도 재차 이러한 소식이 나왔는데, 이것도 오보냐고 질의했고 조규홍 장관은 역시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영주 의원은 공보의 부족, 지방 암환자 원정진료 등을 예로 들면서 지방 의사 수 부족 현상의 대안으로 의사 확충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의사 정원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10년이 넘게 나오고 있는데, 아직까지 정부가 의료 인프라 확충 정책을 내놓지 않고 의사단체의 눈치만 보고 있는 모습을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극단적인 얘기지만,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와 국민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기로에 놓여있다는 말도 나온다며 분명한 의지를 갖고 말해달라고 압박했다. 


이에 조 장관은 의사 수 확충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의사 정원을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10년의 기간이 필요한 만큼, 그 사이 어떻게 필수의료를 확충하고 지역·과목 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와 복지부 두 부처 산하에 있는 국립대병원의 소관부처와 관련된 질의도 나왔다. 


김영주 의원은 국립의대를 복지부로 이관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고 질문했다. 


조 장관은 국립대병원의 지역 공공의료 거점 및 필수의료 핵심 역할을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기는 하다며 그러나 아직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OECD 국가 비교 의사수 최하위-급여는 최상위 수준”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은 필수의료 붕괴로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의대증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OECD 국가와 비교하면 국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최하위 수준이라며 반면 급여는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비급여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동네 병의원 의사 수입은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이사의 1.6배 정도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5년간 요양기관 종별 의사 수의 변화를 보면 의원급 의사 수는 7939명 증가한 반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각각 2406명, 1764명이 증가에 그쳤다.


의료전달체계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병원급은 오히려 64명이 감소했다.


정춘숙 의원은 복지부 내부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대 졸업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약 7.2명으로 OECD 평균 13.6명의 53% 수준이라며 OECD 국가의 의대 졸업자 수는 증가한 반면 우리는 의약분업 이후로 감소 및 정체하면서 격차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미국이나 일본,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OECD 대부분 국가들은 고령화에 따라 의료 수요 증대를 위해 최근 10년간 의대 졸업생이 크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의대 정원을 1000명씩 늘려도 2035년 인구 1000명당 의사수가 3.49명, 한의사를 제외하고 3000여명이 2035년 OECD 회원국 평균 4.5명에 비교하면 격차는 여전하다며 의사수가  OECD 회원국 평균의 80%에는 도달할 수 있도록 의대 증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규홍 장관은 의대 정원 규모는 의료계 등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라며 오는 2025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이 확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당장 의대 정원을 늘린다 하더라도 실제 의사가 현장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확충 규모를 결정하고, 현행 의료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같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의대증원, 지역공공의대 신설 없으면 수도권 성형외과 의사 양산 그칠 것


의대 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강화 및 지역 의료균형발전을 위해 지방공공의대 설립과 연계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연이어 나왔다.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은 “의대증원이 지역공공의대와 연계돼지 않는다면 수도권의 성형외과 의사 양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의 목포대와 안동대, 창원대 등 국립대학에 의대신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 국립대 의과대학 및 부속 병원을 신설해야 된다라고 하는 그 의견에 국민들이 79.7%가 찬성하고 있다”며 “의료취약지역에 의대가 시설되지 않는다면 지방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기윤(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또한 “증원된 의대 정원은 반드시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며 지방공공의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의대 정원 규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증원된 인력이 공공성을 갖고 필수의료에 종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과 함께 반드시 의료취약지의 의대 신설을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규홍 장관은 “공공의대는 지역 의대 설립 문제와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일전에 제기된 입학 공정성 문제 등을 충분히 고려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또한 지역에 의료진이 정주하고 의료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이 제일 중요하다”며 “인프라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의대 정원을 늘려도 불균형만 더 심화될 뿐이기 때문에 함께 정책적 보완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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