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지난해 연속된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자본잠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G 자회사 영진약품이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한 자본잠식 우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반기 적자가 3분기까지 이어지면서 부분 자본잠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영진약품은 지난 2021년 매출액 1960억원 영업적자 138억원, 당기순손실 115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실적도 매출 1588억원, 영업적자 46억원, 당기순손실 49억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회사 이익잉여금이 결손금으로 전환됐고 자기자본이 줄었다. 여기에 만약 4분기도 약 84억원 이상 적자가 발생하면 사실상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게 되는 상황이다.
자본잠식은 회사 순이익이 줄어들어 적자가 쌓이면서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것이다. 최초 자본금과 역전되는 것을 부분 자본잠식, 자본금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경우 완전 자본잠식이라고 일컫는다.
영진약품 자기자본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2020년 1144억원, 2021년 1048억원, 2022년 3분기(누적), 998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초기 자본금은 914억원이다. 적자폭이 조금만 늘어도 자기자본과 기존 자본금의 역전이 이뤄지는 것이다.
또, 의료용구 제조 및 판매업 영위하고 있는 솔고바이오가 2년 동안 적자를 이어가면서 자본잠식이 코 앞이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36억원, 당기순손실 27억원, 초기 자본금은 311억원, 현재 자기자본은 312억원이다.
이 외에도 메디프론, 네이처셀 등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기자본이 줄어들고 있으며 현재 추세대로 실적 부진을 이어가게 된다면 일부 기업들은 올해 자본잠식 상태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게 되면 해당 기업은 부실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는 청산하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다. 최근 호텔농심은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법인을 정리하기도 했다.
제약업계의 경우 자본잠식 등 상황이 잦지 않지만, 최근 영진약품 등이 지속적인 적자로 자본잠식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부실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잠식 상태에 처한 기업은 최대한 빨리 상황을 벗어나는 게 대안이며 만약 기업이 이 상황이 되면 은행들은 빌려줬던 돈을 회수하기 시작한다"며 "자본잠식을 해소하려면 자산을 증가시키거나 자산재평가, 무상감자, 유상증자 등이 방법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해외수출 감소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환율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더딘 상황이지만 우린 자본잠식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라며 "신규수출 사업 발굴, 수익성 회복에 집중해 개량신약 개발 등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