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 신해철씨를 의료사고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의사가 다른 환자 수술 중 또 다시 의료과실이 인정돼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판사 심현근)은 수술 중 부주의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4년 7월 대퇴부 심부 정맥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하던 중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서 환자 혈관을 찢어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 과정에서 환자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 개복하고 수술을 진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환자는 수술 도중 과다출혈을 일으킨 이후 상급병원으로 옮겨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이에 A씨는 “앞서 출혈에 대해 지혈 조치를 실시해 수술 후 환자가 의식을 회복했다”며 “업무상 과실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환자는 수술 후 약 20개월이 지난 후 사망했기 때문에 업무상 과실과 사망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흡연과 기저질환으로 혈관 상태가 약해져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는 수술 도중 대량 출혈이 발생하자 지혈을 위해 환자를 전신마취하고 개복 후 약물을 투여했다"며 "적절한 조치로 일시적으로 지혈에 성공했지만 수술 이후 다시 출혈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수술상 과실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이미 자가호흡 소실, 혈전증, 뇌출혈, 뇌기능 저하 등이 확인됐다"며 "이는 A씨의 수술 및 수술 후 조치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환자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뒤에도 출혈이 지속돼 호흡곤란, 혼수상태에 이른 후 숨졌다.
이에 재판부는 "수술 조치가 아닌 다른 원인이 개입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 주장대로 흡연과 대량출혈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또한 혈관이 수술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지난 2014년 10월 가수 신해철씨에게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술과 위 축소수술을 집도했다가 심낭천공(구멍)을 일으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그는 2018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