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초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번째 대책으로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간절히 기다리는 난임부부 지원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고 8일 밝혔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난임부부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공식적으로 난임 진단을 받은 사람은 지난 2021년 기준 서울에만 약 8만2000명, 전국적으로는 연간 25만명에 달한다.
난임시술 인원 역시 전국적으로 2019년 12만3322명에서 2020년 12만746명, 2021년 14만3999명으로 증가했다.
서울시는 한 해 출생아 10명 중 1명이 난임 치료를 통해 태어나는 상황에서, 아이를 원하는 난임 인구에 대한 지원을 파격적으로 확대해 생명 탄생의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난임 시술에는 시험관(체외수정), 인공수정 등이 있으며, 시술당 150~400만 원 정도 비용이 소요된다.
건강보험 적용 후 본인부담금의 최대 20만 원~110만 원을 지원해주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시비 65%, 구비 35%)이 시행 중이다.
하지만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만 해당돼 맞벌이 부부는 지원을 받기 쉽지 않았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난임 지원 확대 계획의 주요 내용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소득기준 및 시술간 칸막이 폐지 ▲난자 동결 시술비용 지원 ▲고령(35세 이상) 산모 검사비 지원 ▲다태아 자녀안심보험 지원 등이다.
우선 중위소득 180% 이하에게만 지원되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의 소득기준을 폐지, 모든 난임부부에게 지원을 확대한다.
또한 전국 최초로 난자 냉동시술을 원하는 30~40세 여성(미혼 포함)에 최대 200만원까지 첫 시술비용의 50%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난자동결 시술은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임신과 출산을 희망하는 미혼 여성들에서 증가하고 있다.
실제 A병원은 난자동결 시술이 지난 2016년 243건에서 2021년 1194건으로 늘었다. 하지만 시술은 회당 약 250~500만 원의 비용 전액을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여성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 동결 시술 지원은 장래 출산 가능성에 투자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노산 13배 급증…35세 이상 고령 산모 기형아 검사비 지원
그 외에도 35세 이상 고령 산모에 대한 기형아 검사비를 1인당 100만원 한도 지원한다.
혼‧임신 연령이 높아지면서 35세 이상 출산은 30년 새 13배 급증했으며, 산모나이 35세 이상 고령 출산이 전체 35%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 고령 산모는 연간 약 1만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고령 산모는 난자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겨 기형아 출산 확률이 일반 출산보다 9배가 높아 니프티 검사 등의 검사가 필수적이다.
서울시는 난임부부 지원을 위해 4년간(2023~2026) 약 2123억원을 투입할 계획으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와 조례 개정 등 사전 준비 절차를 거쳐 본격 시작한다.
오세훈 시장은 “비슷한 고민과 고통을 안고 계신 분들이 간절한 마음을 이룰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챙기겠다”며 “난임 지원 확대 계획을 시작으로 실효성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정책을 발굴해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