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50대 이후 고혈압 환자에게는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을 120mmHg까지 끌어내리기 위한 공격적인 치료가 최고혈압을 140mmHg 아래로 낮추는 표준 치료보다 뇌 건강을 보존하는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대학 보건과학센터 글렌 빅스 알츠하이머 치매·신경퇴행 질환 연구소의 모하마드 하베스 영상의학 교수 연구팀이 '수축기 혈압 중재 임상시험'(SPRINT: 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5일 보도했다.
SPLINT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됐다. 이후 4년 동안은 추적 관찰 기간이었다. 임상시험 참가자는 670명으로 모두 고혈압 환자였다.
이 중 355명(평균연령 67.7세, 남성 56.3%)은 수축기 혈압을 120mmHg까지 떨어뜨리기 위한 공격적 치료를, 315명(평균연령 67세, 남성 63.2%)은 수축기 혈압을 140mmHg 아래로 낮추기 위한 표준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임상시험 전과 임상시험이 끝난 뒤 추적관찰 기간 뇌 MRI 검사를 받았다.
연구팀은 그동안 수집된 모든 자료를 2020년부터 2년에 걸쳐 집중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공격적 치료 그룹은 뇌의 전두엽과 후두엽 깊은 부위의 백질(white matter) 병변이 표준 치료 그룹보다 줄어들고 뇌 혈류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백질 병변은 인지기능 손상, 뇌 노화의 가속화, 알츠하이머 치매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대뇌 피질은 대뇌 안쪽 부분과 비교해 어두운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gray matter)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안쪽은 백질이라고 한다. 회색질은 신경세포체와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져 있고, 백질은 신경세포 가지인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미엘린 수초 때문에 백색으로 보인다.
공격적 치료 그룹은 이와 함께 후두엽, 두정엽, 전두회(frontal gyrus), 설상엽(cuneus) 혈류가 개선됐다.
이 결과는 노인 고혈압은 공격적 치료가 뇌혈관 손상을 억제해 인지기능 보존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국의 2대 심장 관련 학회인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와 심장학회(ACC: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는 2017년 고혈압 기준을 최고혈압 140mmHg에서 130mmHg로 대폭 낮춘 새로운 고혈압 지침을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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