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충북 오송을 찾는 대학병원 의사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목적지는 오송첨단의료산업단지에 위치한 메드트로닉코리아의 '메드트로닉 이노베이션센터(MIC)'다.
지난 10년간 약 3만명의 교수, 전공의, 간호사 등이 MIC에서 의료현장에 필요한 술기 교육을 받았다. 민간기업이 국내 의료진을 위해 연구 및 교육센터를 설립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8일 식약처 출입 전문지기자단은 심혈관 및 외과수술 등 기술 발전은 물론 신기술을 사용하는 의료진 숙련도 향상을 지원하는 MIC를 방문,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들어봤다.
"실제 수술 현장 재현 통한 대한민국 의사 술기 향상 기여"
메드트로닉은 미국을 포함해 15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이중 MIC와 같은 의료 술기 교육훈련센터는 한국을 포함해 총 7개국(8개 센터)에만 있다.
각 국가별 의사들 니즈(Needs)와 의료현장 특성을 고려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MIC는 복강경과 내시경 장비 등을 직접 사용하며 술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핸즈온 과정에 특화돼 있다.
오송 MIC는 외과수술 교육실(Surgical Lab), 집중치료 교육실(ICU Lab), 혈관치료 교육실(VT Lab), 외과수술 교육실(Surgical Lab), 드라이랩(Dry Lab)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외과수술 교육실은 병원에 있는 수술대와 수술 장비를 똑같이 재현해 수술방법을 실습해 볼 수 있다. 총 11개의 수술대, 3D 복강경, 0.30도 5mm, 10mm 복강경과 내시경 장비 6개 등이 갖춰져 있다.
MIC 센터장인 김경민 이사는 "수술대마다 모니터가 2대 있어, 의사들은 교수님이 하는 시술을 보면서 동시에 시술할 수 있다"며 "손 동작 하나까지 클로즈업이 돼 교육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트레이닝 기회가 상당히 적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위한 랩도 갖췄다. 이곳에는 휴먼 시뮬레이터, 인공호흡 및 모니터링 시스템, 리코딩 및 디브리핑 시스템 등이 구비돼 있다.
김경민 이사는 "응급의학과는 타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습할 기회가 적다. 하지만 MIC에선 응급실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대응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님들은 자기 병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응급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어온다"며 "시나리오에 따라 휴먼시뮬레이터를 설정해서 의료현장과 비슷하게 연출해 실습한다"고 덧붙였다.
드라이랩에선 복강경 장비를 활용해 수술 술기를 연습할 수 있으며, 피부 모형을 꿰매거나 복강경 장비로 핀을 옮기고 작은 고리를 통과시키는 게임 등을 기반으로 술기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게 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버츄얼 교육 준비 예정"
메드트로닉은 대한외과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한산부인과내시경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등 유관학회 및 대학병원들과 협약 및 협업을 확대하며 외과 술기 교육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직접 술기를 해보는 핸즈온 교육과 함께 가상 환경에서 트레이닝할 수 있는 버츄얼 교육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의료 분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디지털 전환 술기 교육 프로그램 제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싱가포르 시설의 경우, 이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교육하고 있다. 한국 MIC도 이 같은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시스템이 도입되면 오큘러스와 같은 VR 전용 장비를 착용하고 술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핸즈온 코스와 병행하면 교육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김경민 이사는 "국내 의료진 술기가 향상되면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고 결국 환자들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무상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제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분과더라도 교육 니즈(Needs)가 있다면 사회공헌 차원에서 투자를 아끼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