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면허취소법 등과 관련한 의료계 반발이 거센 가운데 주무주처인 보건복지부의 장관과 차관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진료공백 발생 방지와 함께 간호계 달래기 및 병원계 협조 등을 구하기 위함이다.
복지부는 17일 긴급상황점검반장인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제6차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보건의료계 상황을 확인하고 진료공백 발생 방지 방안을 점검했다.
정부는 보건의료계와의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 응급 상황 등에 대비한 비상대응체계 점검 등을 통해 진료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선 “국민 생명과 안전은 정부와 보건의료계가 지켜야 할 최우선 가치”라는 사실이 재차 강조됐다.
박민수 제2차관은 “진료공백으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보건의료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절하게 시행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간호사들에 대해선 “지금까지 환자 곁을 지켜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환자들과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정부는 간호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하실 수 있도록 간호사 근로여건 개선을 위한 전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박민수 제2차관은 대한병원협회를 방문, 병원계 주요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호법 재의요구 이후 의료현장 안정화를 위한 협조 요청 및 의견 청취를 위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윤동섭 대한병원협회장 ▲김영태 국립대학병원협회장 ▲윤을식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 ▲유경하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장 ▲오주형 상급종합병원협의회장 ▲이성규 대한중소병원협회장 ▲남충희 대한요양병원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민수 제2차관은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현장이 여느 때처럼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환자의 곁을 지킬 수 있도록 병원계 주요 인사들이 함께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의료·요양·돌봄 현장에서 여러 직역들이 각자 전문성을 발휘하며 조화롭게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협업방안에 대한 병원계 의견을 청취했다. 박 제2차관은 “앞으로 다양한 사회 목소리를 함께 들으며 관련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17일 조규홍 복지부장관은 국무회의 종료 후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브리핑을 가졌다. 이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을 방문, 현장 의료진을 격려하고, PA(진료지원인력) 간호사 근무실태 등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는 간호법 재의요구가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상황에서 병원 현장을 방문, 환자진료 상황을 점검하고 진료지원인력이 전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진료지원인력은 현장에서 ‘PA 간호사’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병원내에서 수술이 많은 외과, 흉부외과 등에서 주로 근무한다.
일선현장에서 진료지원인력이 수행하는 업무가 많고 면허범위 외 업무 수행에 대한 법적불안도 발생하고 있다. 복지부는 2021년부터 연구용역과 관리체계에 대한 타당성 검증 등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진료지원인력 활동 간호사들은 업무 범위가 불분명해 정체성에 혼란이 있고 면허범위를 벗어나는 업무 수행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했다.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업무범위 명확화를 통한 제도적 안정성과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한 전문성 향상 등을 건의했다.
복지부는 지난 4월 25일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서 ‘PA간호사’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규홍 장관은 “어느 영역보다 협업이 중요한 의료영역에서 여러 직역들이 간호법안으로 인한 갈등이 안타깝다”면서 “간호인력의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와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