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심혈관질환, 학계 정설 깨지나
국내 연구진, LDL-C 조절 관련 역설적 연구결과 발표
2023.06.07 11:09 댓글쓰기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도 심혈관 질환이 더 잘 생길 수 있다는 역설적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다.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사람도 혈중 염증 활성도가 높아져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적극적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양한모 교수팀은 30~75세 성인 약 243만명을 대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 상관관계를 9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붙으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따라서 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실제로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은 고지혈증약을 복용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받는다.


연구팀은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2차 예방군이 아닌 병력이 없는 ‘1차 예방군’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의 임상적 의미에 주목했다.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고 고지혈증약도 복용하지 않은 1차 예방군 240여만명을 대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른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 위험을 9년 간 관찰했다.


그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80~90ml/dL 이하인 경우 이 수치가 낮아질 때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가 오히려 증가하는 J자형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추가로 연구팀은 이러한 역설적 현상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코호트(2812명) 및 국민건강영양조사 코호트(1만7056명)를 분석했다.


그러자 두 코호트에서 공통적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 및 염증 정도를 나타내는 ‘hs-CRP(고민감도 C-반응성 단백질) 수치’ 사이의 J자형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두 코호트에서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 그룹은 ‘70mg/dL 이상 130mg/dL 미만’ 그룹에 비해 평균 hs-CRP 수치가 높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컸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계 질환 사이의 J자형 상관관계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집단에서 증가된 염증 활성도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 꼭 능사 아닐수도

혈중 염증 활성도 주목…수치 낮은 환자 특성

심혈관질환 여러 위험인자 고려해 치료 시도




추가로 ‘고지혈증약 복용군’ 및 ‘향후 10년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은 기존 학설과 마찬가지로 LDL 콜레스테롤이 낮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람들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기존의 치료 방식이 심혈관 질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양한모 교수는 “이번 결과가 기존 학설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만큼 교란 변수나 통계적 오류가 없는지 다각도에서 분석했으나 결과는 동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 낮으면서 심혈관 질환이 잘 생기는 특정 다른 질환 환자군들까지 고려해 분석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목할 부분은 심혈관 질환 발생에 있어 다양한 위험인자를 고려해 잠재적 환자군을 명확히 하고, 추적과 관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도 염증 활성도 수치가 높은 사람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다학제연구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Advanced Research; (IF 12.822)’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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