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최근 소아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 1000례를 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김경모 교수팀은 내시경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치료까지 한 번에 시행하는 소아 ERCP를 1994년 국내 최초로 시행한 이후 최근 1000번째 시술을 마쳤다.
ERCP는 성인에서도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고난도 시술로 알려져 있지만, 소아는 성인보다 체격이 작아 시술이 까다롭고 시술 전후로도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 ERCP를 받은 환아를 분석한 결과 가장 흔한 합병증인 경미한 췌장염 발생률은 6% 내외였으며 생존율은 100%였다.
담도와 췌장은 복잡한 구조와 위치적 특성 때문에 검진이 쉽지 않고 질환을 감별하기가 어렵다.
ERCP는 내시경을 십이지장까지 삽입해 담관과 췌관의 출구인 십이지장 유두부를 통해 조영제를 주입한 뒤 췌담관의 구조와 병변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결석을 제거하거나 괄약근 절개, 스텐트 삽입 등의 치료를 함께 시행한다.
ERCP는 내시경만으로 진단과 치료를 한 번에 시행할 수 있고,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적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수술 전 ERCP를 시행해 담도염, 췌장염 및 황달을 호전시키고, 췌담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진단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상태에서 정확하고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
하지만 소아의 경우 체격을 비롯해 각 기관의 크기가 작은 만큼 시술이 어렵다. 선천성 기형 등으로 구조가 다른 경우도 많아 시술이 까다롭고, 전신마취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시술 전후로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경모 교수팀은 지난 1994년 담관의 선천성 기형을 앓던 26개월 환아를 수술 없이 ERCP만으로 치료하며 국내 첫 소아 ERCP를 성공했다.
이후 2002년 100례, 2012년 500례를 기록했다.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노하우로 최근에는 한 해 50여 건의 소아 ERCP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ERCP를 받은 소아를 분석한 결과, 가장 흔한 합병증인 경미한 췌장염 발생률은 6.5%였다. 일시적인 장 마비가 9.4%, 출혈이나 천공, 패혈증 등은 각 1% 이하였다.
시술 관련 생존율은 100%를 기록했다. 원인 질환으로는 만성췌장염 41.6%, 총담관 낭 24.5%, 총담관결석 11% 등이었다.
김경모 교수는 "췌담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불필요한 수술을 최소화해서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마음이 소아 ERCP 1000례를 달성한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수치인 만큼 앞으로도 소아 ERCP 분야를 선도하며 더욱 많은 환아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