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파업이 2주 이상 지속되며 병원 안팎으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양측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교섭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교수협의회 중재로 공개 토론회까지 열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대병원과 함께 파업 장기화 조짐이 보였던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26일 극적으로 타결에 성공했지만, 부산대병원은 27일로 파업 15일 차에 접어들었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지난 27일에도 사측과 만나 실무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산대병원지부 부산·양산 조합원 1500여 명은 같은 날 양산부산대병원 1층 로비에 모여 총파업 결의를 다시 한번 다졌다.
문미철 부산대병원지부장은 “병원 측은 우리 요구에 대해 파업을 멈추면 논의하겠다고 하는데 믿을 수 없다"며 "우리 요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지부장은 "오는 7월 31일 보건의료노조 중앙집행위와 특별결의문을 내고, 불법의료 사례 추가 폭로 등 2차 투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인근 대학병원까지 차질…교수진 "노사 모두 협상 적극 임해달라" 호소
부울경 지역을 대표하는 부산대병원 파업 장기화 여파로 지역 대학병원들까지 응급실이 포화되며 진료 시스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과 부산백병원은 부산대병원 파업 전 대비 응급실 환자가 10% 이상 증가했다. 동아대병원 또한 평소보다 병상가동률이 5% 이상 증가했으며 응급실 가용병상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박수은 부산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26일부터 파업 현장에서 '부디 어린이 환자 옆으로 돌아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어린이병원 1층 로비 곳곳에도 소아청소년과 교수들 이름으로 호소문이 붙었다.
교수들은 "보건의료노조 파업으로 7월 13일부터 열흘이 넘도록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필수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를 바라보며 무기력함과 비통함에 참담한 실정"이라고 적었다.
부산대 어린이병원은 소아 질환 전문 병원으로 212병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노조 파업 시작 후 일반병실 어린이 환자를 내보내면서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현재 46병상만 운영 중이다.
교수진은 "2주 동안 병이 심해 시술이나 수술받아야 하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진료를 안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노사 모두 최소한의 필수 진료를 지속할 수 있는 입원 병상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