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 4명 중 1명은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실 방역으로 인한 집단감염이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3만5934명이었다.
이 중 25.5%(9181명)는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에서 숨을 거뒀다.
노인 요양·돌봄시설 코로나19 사망자의 88.7%는 지난해 집중 발생했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시설 감염자 치명률은 일반 감염자보다 훨씬 높았다.
작년 9월 4일부터 지난 7월 29일까지 치명률을 살펴보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이 각각 0.95%와 0.83%로 전체 인구 치명률(0.7%)의 14배, 12배 수준이었다.
요양병원, 요양시설에 사망자 발생이 많았던 것은 밀집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해 확진자가 나오면 감염이 퍼지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요양병원·시설 7773곳에서 집단감염으로 인한 감염자 수는 32만5029명이었다.
전주 A요양병원에서는 609명의 집단감염자가 발생했고, 전남 B요양시설에서는 232명이 한꺼번에 감염됐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집단감염 중 각각 72%와 82%가 오미크론 대유행이 있었던 2022년에 집중됐다.
김영주 의원은 "요양병원이 '코로나19 무덤'으로 전락했지만, 정부가 노인 감염 취약시설에 대한 실태를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노인 요양·돌봄 시설이 코로나19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