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들 '위태'···수술은 물론 항암투약도 '연기'
교수들 '준법근로' 이후 빅5 병원 더 악화···방사선치료·장기이식도 빨간불
2024.04.02 12:10 댓글쓰기

“입원해야 하는 암환자마저 침대에 못 눕고 의자에 앉아 주사를 맞고 돌아간다.”


전공의가 사직하고 그 자리를 메우던 의대 교수들마저 1일부터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과중한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서울대, 아산, 삼성 등 소위 빅5병원 등 수도권 대형의료기관에서 환자를 볼 여력이 바닥난 모습이다. 


빅5 병원 "5월까지 신규환자는 진료를 볼 수 없는 상황" 


빅5병원을 비롯한 서울 소재 수련병원 대부분이 신규환자는 5월까지 받지 않기로 가닥을 잡고, 현재 입원한 환자 중에서도 급한 환자 위주로만 수술하거나 외래로 돌려 수술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제는 그 외래환자마저 2배 늘면서 항암치료 스케줄이 평상시 대비 최대 한달까지 늦어지는 파장이 일고 있다.


피부질환 등 경증으로 몇 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찾던 환자들도 이제는 밀려난 ‘항암 외래환자’에 또 밀려 외래진료를 받지 못할까봐 긍긍하는 모습이다.  


노재옥 대형의료기관 노동조합 대표자회의 집행위원장은 데일리메디와 통화에서 “대형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 전체적으로 수술이 50~60% 지연되고 있다”며 “교수들이 진료시간 단축을 실행하는 오늘(1일)부터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외래 비율은 20~30% 감소했고, 병동 운영률은 50%로 반토막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외래환자는 줄었지만 항암치료 환자를 입원에서 외래로 돌리면서 외래 대기 시간은 2~3주 가량 늘어났다. 


노 위원장은 “항암치료 등은 환자 케이스에 따라 달라서 정확하게 얼마나 시기가 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교수들이 신규환자를 보지 않고 기존환자들만 보고 있기 때문에 연기가 길어질 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연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일부 진료과의 외래환자 예약을 4월 초부터 5월까지로 제한했으며 초진환자는 예약을 받고 있지 않고 있는데, 이 같은 사정은 다른 빅5병원도 비슷하다.


병동 60여개 중 10개 병동을 폐쇄한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적으로 신규환자를 받지 않기로 정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방사선·항암 진료과별로, 또 그 안에서도 교수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환자 받는 것을 조절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나간 직후 교수가 일일이 직접 모든 것을 하다 보니 수술 부위, 배액관 부위 드레싱 주기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고 바늘 교환도 늦어진다”면서 “퇴원 시까지 바늘을 교환하지 말라는 지시 처방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입원시켜 누워있어야 하는 암환자들을 하는 수 없이 의자에 앉혀 항암 주사를 놓고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진료 취소 및 연기로 인한 민원도 폭주하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수술 일정 취소 및 연기 등을 안내하고 나면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폭언을 듣고 항의를 받으면서 의료진들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파업 끝나고 오라, 6월 이후 오라” 거부당한 암환자들


이러한 가운데 특히 암환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상황은 절박하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에 따르면 1일 부친이 암진단을 받은 한 보호자는 수도권 수련병원으로부터 치료를 거부당했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회장은 “이 환자는 수술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항암, 방사선 치료가 급했는데 ‘파업이 끝나고 오라’, ‘6월 이후에나 치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지방 종합병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요양병원에 있던 위암말기 환자가 심장에 물이 차 심정지가 올 수 있어 위급한 상황이었는데, 내원하지 말라는 거절의사를 듣고 협의회에 도움을 청한 일이 있었다”고 예시를 들었다. 


서울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암환자는 2박 3일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진료를 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1박 2일 입원하라고 강요받고 있다”면서 “1박 2일로 하지 않을 거라면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환자를 협박하는 교수도 있다”고 폭로했다. 


언제 날 지 모르는 입원 자리를 받기 위해 암환자들은 그저 병원의 연락을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다. 본래 단기 항암을 할 수 있는 암환자는 외래 날짜를 잡고 항암을 받으러 오면 되는데, 현재는 입원해야 한다고 병원 측이 안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노조 관계자는 “환자들이 입원 자리가 언제 날지 몰라 병원에서 연락을 받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와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지난 2일 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빅5병원 일부가 포함된 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 서울지역 전공의 수련병원 19개 노조 대표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상황을 폭로했다. 


대표자들은 “향후 병원장이 직접 노력하지 않고 의사가 아닌 직역에게 의료대란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거부하겠다”면서 “병원 경영 악화와 대책 정보를 모두 공유해 노사가 함께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또 병원장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학교 총장과 재단 이사장 면담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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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홍 04.16 18:56
    왜 조용히 일 열심히 하던 전공의들이 나가야 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보세요.
  • 한심하다 04.14 21:23
    2차병원은 전공의 없이 전문의로 정상적으로 잘 돌아간다. 그 동안 서울의 대형종합병원 교수들이라는 자들이 얼마나 나태하게 할 일들을 안 하고 전공의에게 떠 넘기면서 의존해 왔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진정 환자를 생각한다면 2차병원 전문의들처럼 전공의 없이도 왜 못 하나?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는 대형종합병원 교수들은 반성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서울의 큰 병원으로만 몰리는 환자들의 심리도 바뀌어야 한다. 서울의 큰 병원이 잘 할 거라고 믿는 건 이해하지만, 그 동안 서울의 큰 병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숫자를 전공의들을 갈아 넣어서 환자를 봐 왔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수익을 위해서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서울 대형병원들은 이번 기회에 정신 차려야 하고 몇 개는 망해야 된다.
  • 에휴 04.02 21:16
    이기적인 의사들 때문에 사람들만 죽어나가네 ㅉ
  • 지금 위기는 04.02 18:08
    누가 보더라도 총선을 앞두고 인기없는 현 정권이 스스로 초래한 위기란 점은 자명하다. 의료계와 소통제대로 안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나? 탄핵이 답이라고 본다. 참고로 나 우파다.
  • GTX 04.02 17:11
    논의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 담화, 실망스럽고 와닿지 않았으나 정부의 변화 기류는 분명 확인할 수 있었다. 합리적인 안을 제시한다면 논의해 볼 수 있다는 대통령 언급과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유연, 탄력적, 전향적인 논의와 협상을 언급했으며 복지부 실장도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 논의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제 의료계도 의협 중심의 단일 창구를 만들어 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의, 정 간의 견해 차이로 인해 협상이 수차 결렬된다 해도 중단없는 논의와 협상에 임해 결론을 내어야 한다. 정부가 2천이란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것은 의료계와의 논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수술, 치료가 미뤄지는 환자를 위해서 또 깊은 내상을 입은 젊은 의사들의 심정, 감정이야 이루다 말 할 수 없으나 언제까지 냉소와 침묵을 지속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 기관사 윤씨 04.02 12:39
    9전9패에 꽂혔다.    저러면 답없다.  국민 다 죽어도 지옥행 급행열차는  끝까지 간다는 얘기다.  탄핵 만이 답이다.  민새는 저러다 김윤 따라 민주당으로 몸값 키워서 걸거다.    국힘은 닭짓만 하다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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