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심혈관 위험 '유전적 원인' 규명
서울대병원 곽수헌 교수팀, 특정 단일염기변이 최초 발견
2024.06.21 09:41 댓글쓰기

일반인보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 더 많이 발생하는 유전적 원인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팀은 성인 당뇨병 환자의 대규모 유전체역학 코호트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성인 당뇨병(2형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가 감소하거나 인슐린 작용이 떨어져 혈당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국내 30대 이상 6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다. 


이들은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3배가량 높고 심혈관질환 발병 연령도 빠르며 중증도도 심하다.


당뇨병 주요 동반질환인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대표적인 위험인자인데, 실제로는 당뇨병 자체만으로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고 그 원인은 명확히 알려진 바 없었다.


연구팀은 당뇨병이 심혈관질환을 높이는 ‘유전적 원인’에 주목했다. 


다인종 코호트에 등록된 성인 당뇨병 환자 4만9230명을 대상으로 심혈관질환을 최대 33년간 장기 추적하고, 관련 유전자변이를 찾기 위해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WAS)을 수행했다.


추적결과 당뇨병 환자는 5명중 약 1명꼴(18.3%)로 뇌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심혈관 원인으로 인한 사망을 포함한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가지 단일염기변이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단일염기변이는 DNA 염기서열을 구성하는 하나의 염기가 다른 염기로 변이된 것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근처에 있는 유전자 발현과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rs77142250 변이가 있으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89배 증가하고, rs147138607 및 rs335407 변이는 각각 1.23, 1.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관상동맥질환과 관련 있다고 규명된 유전자변이 204개가 당뇨병 환자에서도 빈번하게 관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일반인에서 관상동맥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체 변이들이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유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었다.


또한, 이 204개 변이 조합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력을 정량화시킨 ‘다유전자점수(PGS)’가 1표준편차 높을수록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14%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유전자점수를 활용해 심혈관질환 발생을 독립적으로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로 확인된 심혈관질환 유전자변이를 활용하면 향후 당뇨 환자의 심혈관질환을 예측하고, 새로운 치료 타깃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곽수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유전적 연관성을 분석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연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당뇨병 분야 권위지인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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