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시술' 의혹 대전 유명 의원 폐업 고객들 분통
의사 커뮤니티 통해 A의원 간호사 불법시술 의혹 불거져
2024.08.26 20:21 댓글쓰기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대전의 한 유명 피부미용의원이 간호사의 불법시술 의혹이 불거진 뒤 돌연 운영을 중단해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서구 둔산동 A의원은 지난 24일부터 휴업에 돌입했다. 26일 오후 A의원에는 환불받기 위한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의원 내부 불은 꺼져 있고 출입문에는 휴업 안내문과 더불어 '내부 사정으로 인해 9월 6일부로 운영 종료하게 됐다'는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A의원은 대표 원장 B씨가 간호사를 의사로 둔갑시켜 불법시술을 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최근 의사들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급속도로 확산했다.


의혹 제기 글에서는 그 근거로 A의원이 다른 가맹점과 달리 누리집에 의사 소개란이 없고, 시술 의사 지정을 없앴으며,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에 시술 의사를 기록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A의원은 전국 37개 가맹점이 있는 국내 최대 규모 피부미용의원 한 가맹점으로 의혹을 인지한 본사는 지난 24일부로 A의원의 가맹계약을 해지했다.


본사는 이날 누리집에 입장문을 내걸고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 해당 지점에 대해서 가맹계약을 해지했다"면서 "해당 지점의 독자적인 경영 및 진료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다른 지점들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본사 책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본사 측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가맹계약은 해지됐지만 피해자들에게 원활하게 환불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음을 밝혔다.


A의원은 저렴하고 신속하게 피부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공장식' 피부미용의원으로 입소문이 자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이용 횟수만큼 차감되는 시술권을 끊고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았기 때문에 피해 규모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채팅방 참여자는 이날 오후 기준 850명에 육박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시술을 했다는 의혹에 '어이가 없다'거나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제모 등 시술을 받았다는 C(26)씨는 "어린 의사들이 시술해주는데, 솔직히 진짜 의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 신뢰가 가지 않았고 저렴한 맛에 다녔던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난 6월부터 이곳에서 피부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김모(39)씨는 "다른 피부과에서는 지정한 의사가 계속 시술해주는데 이곳은 (의사) 지정이 따로 안 되는 걸 보고 의심이 들긴 했었다"면서도 "피부과 시술은 의사가 하는 것이 당연한 전제라고 생각했는데 배신감이 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브랜드 이름을 보고 이곳을 다녔는데 (본사가) 인제 와서 발을 빼는 것을 보고 실망을 많이 했다"며 본사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B원장은 언론과 전화 인터뷰에서 간호사 불법 시술 의혹을 부인하며 "특정 의사들이 음해하려는 목적으로 익명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이라면서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 임금 및 퇴직금 지급과 더불어 피해 고객들에게도 이른 시일 안에 환불 조치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의원의 간호사 불법 시술 의혹과 관련해 서구 보건소가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시작한 가운데, 경찰도 관련 고소장이 접수되면 수사를 개시할 방침이다.


s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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