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부족하면 우울증 발병 위험 높아져"
서울대병원 박민선 교수팀, 남녀 성인 1만1288명 정신건강 상관성 규명
2024.09.24 13:47 댓글쓰기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으면 스트레스, 우울 등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이 많을 때, 여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이 적을 때 식이섬유 섭취 부족에 따른 정신건강 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성별과 총 에너지 섭취량을 고려한 개별화된 식단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팀은 국내 40~79세 성인 1만1288명을 대상으로 성별에 따른 식이섬유 섭취와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방 함량이 높은 서양식 식단이 우울증 위험을 높이고, 지중해식 식단은 불안을 줄이는 등 정신건강이 식이 및 영양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식이섬유 섭취량’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 일종인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하고 소화력을 높이며, 염증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진 유익한 식품군 중 하나다.


연구팀은 한국인 유전체 역학 연구 코호트(KoGES)에 등록된 남성 4112명과 여성 7176명의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일 식이섬유 섭취량을 1~5분위로 나눴다.


이후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5분위)’과 나머지 군의 정신건강 상태를 성별에 따라 비교했다.


정신건강은 ▲높은 스트레스 인식 ▲주관적 건강상태 ▲사회심리적 불편감 ▲우울 등 4가지 항목으로 평가했고, 나이·흡연·운동량·소득 및 생활습관 변수에 대해 조정했다.


분석 결과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으면 정신건강 악화의 위험이 커졌다.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은 나머지 군보다 ‘사회심리적 불편감’을 겪을 위험이 남성은 46%, 여성은 53%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높은 스트레스 인식’ 위험이 43% 증가했으며 여성은 ‘우울’ 위험이 40% 증가했다.


또한 연구팀은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에 대한 하위 분석을 통해 ‘총 에너지 섭취량(kcal)’에 따라 남녀의 정신건강의 악화 위험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 남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이 많은 경우, 여성은 적은 경우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 높아졌다. 


예외적으로 여성은 총 에너지 섭취량이 많은 경우 식이섬유 섭취가 적어도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여성은 식이섬유 섭취량이 적어도 충분한 에너지 섭취를 통해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소화 기능을 활성화시켜 정신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추가적으로 식이섬유 최소 섭취군이 매우 활발한 신체활동을 병행할 경우 정신건강 악화 위험이 더 크게 증가했고, 이런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남성은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2형 근섬유가 많아 탄수화물 일종인 식이섬유의 적절한 섭취를 통해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박민선 교수는 “적절한 식이섬유 섭취가 남녀 정신건강에 필수 요소임을 확인했다”며 “특히 개인 신체활동 및 총 에너지 섭취량을 고려한 맞춤형 식이 권고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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