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소아 뇌종양 진단 정확도 높인다
김승기 교수팀, 수모세포종 바이오마커 발굴 ‘쾌거’
2024.10.11 09:31 댓글쓰기


소아 악성 뇌종양인 수모세포종의 진단 정확도를 높일 가능성이 제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김승기 교수팀은 최근 뇌척수액 분석을 통해 수모세포종 환자군의 ‘TKT 단백질’ 농도가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단백질은 연수막(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 전이와도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 고위험 수모세포종 환자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모세포종은 악성 소아 뇌종양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주로 소뇌에 발생하며 뇌척수액을 따라 전이가 잘 되는 종양이다. 


환자 중 80% 이상은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수두증을 동반한다. 


수술과 방사선·항암치료의 발전으로 치료 성적이 향상되고 있지만 진단 시 10명 중 3명은 연수막 전이가 있으며 이런 고위험 환자들은 여전히 예후가 나쁘다.


척수 MRI와 뇌척수액 검사 등 기존 방법은 민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임상현장에서 더욱 정확한 연수막 전이 검사를 위한 진단 바이오마커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수모세포종으로 수술 받은 환자군 21명과 수두증으로만 수술 받은 14명을 대상으로 비표적 분석법을 사용해 뇌척수액 모든 단백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 1100여개 단백질이 확인됐으며, 수모세포종 환자군 뇌척수액에서 발현 강도가 높은 단백질 4종(SPTBN1, HSP90AA1, TKT, NME1)이 바이오마커 후보로 선정됐다. 


효소면역 분석을 통해 각 단백질 농도를 확인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환자군 뇌척수액에서 종양세포 발달 및 진행과 관련됐다고 알려진 ‘TKT 단백질’ 농도만 유의미하게 높았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뇌척수액 구성 물질 중 하나로서 뇌종양 전이를 조절한다고 알려진 세포외소포에서도 TKT 단백질이 검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연수막 전이 수모세포종 환자군은 무전이 환자군보다 TKT 단백질이 검출되는 세포외소포 개수가 많았고, 이 개수가 늘어날수록 연수막 전이 정도도 심해지는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즉 연구팀은 TKT 단백질이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 진단에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단백질 경로분석을 통해 환자군의 뇌척수액에서 포도당을 생성하고 분해하는 ‘당 대사 관련 경로’가 활성화 돼 있고, TKT 단백질이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당 대사 작용이 수모세포종의 연수막 전이 기전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TKT 단백질이 수모세포종 연수막 전이를 식별하는 바이오마커로 잠재력이 있고, 특히 세포외소포를 활용하면 진단율이 높은 연수막 전이 검사법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승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모세포종 환자의 뇌척수액을 심층적이고 포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연수막 전이의 병태생리와 분자생물학적 이해도를 높여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로 발굴한 수모세포종의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향상하고 나아가 고위험 환자군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