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혈액암 수험생 특실 제공…수능 지원
시험 이틀 전(前) 혈액암 진단…"일반 시험장과 동일 조건 구비"
2024.11.14 16:49 댓글쓰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수능 이틀을 앞두고 혈액암 진단을 받은 수험생에게 특실을 시험장으로 제공해 수능을 치룰수 있도록 지원해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  

 

평소 건강하게 지냈던 여학생 가은이(가명)는 기침이 멈추지 않아 동네 병원에서 진료 후 최근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영상검사 결과 좌우 양쪽 폐 사이의 공간인 종격동에 종양이 보여 조직 검사를 진행했고 검사결과 종격동 림프종으로 진단됐다. 림프종은 가장 흔한 혈액종양으로 림프계 조직에 있는 림프구가 악성으로 변하는 질환이다. 


영어, 스페인어 등 언어에 관심이 많아 외국어 교육에 특화된 대학교에 진학하고자 고등학교 졸업 후 1년을 더 준비했던 터라, 가은이는 올해 시험을 꼭 치르고 싶었다. 하지만 감염 위험으로 의료진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는 하루 외출이었고 서울에서 집인 경상남도까지 다녀올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갑작스러운 암 진단에 이어 치열하게 준비한 시험을 포기해야 할 안타까운 상황을 환자 면담을 통해 접한 병동 UM 윤선희 간호사는 “시험을 못 보면 희망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딸의 뜻대로 시험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보호자 얘기가 마음에 남았다. 


이에 윤 간호사는 유관부서들에 문의하고 교육청의 협조를 통해 가은이를 위한 시험장 준비가 시작됐다. 병원은 교육청이 요구하는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수험생인 입원환자가 시험을 볼 독립된 병실 공간과 시험 감독관들이 시험 준비 및 대기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있는 21층 특실을 준비하는 등 행정 절차를 진행했다. 


의료진은 가은이가 수능 시험 후 바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절했다. 항암치료가 시작되면 신체적으로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수능 전까지는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토록 최선을 다했다. 


주치의 민기준 혈액내과 교수는 “건강한 수험생도 수능시험은 큰 스트레스인데, 어려운 상황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시험에 도전하는 가은이를 응원한다”며 “시험 후 치료도 잘 마쳐 원하는 대학의 건강한 새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가은이 어머니는 “아이 장래를 위해 신경 써주신 의료진들과 병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수능시험을 볼 수 있게 돼 감사드리며, 수녀님들이 오셔서 기도도 해주신 만큼 치료 후 건강하게 퇴원해 원하는 학교에도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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