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이어 동탄 신도시 '대학병원 유치전' 주목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업자 공모…건축비‧병상수‧경영난 등 병원계 회의적 분위기
2024.11.19 05:12 댓글쓰기



의정갈등 사태 이후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 열풍이 급격하게 식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의 러브콜은 여전한 모습이다.


신도시 개발을 추진 중인 지자체들마다 대학병원 유치를 목표로 대규모 의료시설용지를 배정하고 병원들 참여를 기다리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동탄2 택지개발사업지구 의료시설용지 내 대형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종합병원 건립 패키지형 개발사업’ 사업자 공모를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의료시설용지와 주상복합용지를 패키지로 공급함으로써 민간의 사업 참여 활성화와 종합병원 건립에 대한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신도시 내 종합적인 의료체계 구축과 최첨단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종합병원 건립을 최우선 조건으로 해 주민 건강 증진과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의료시설용지는 동탄역(GTX, SRT, 동인선)으로부터 직선거리 약 1.5km에 위치해 있고, 동탄 도시철도와의 접근성도 우수해 수도권 남부권역의 의료거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공모에는 최소 7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운영 중인 학교법인이나 의료법인이 참여할 수 있고, 블록별 개발 및 운영계획부터 종합병원 건립 일정계획까지 심사에 반영한다.


오는 22일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참가확약서 접수(12월 10일) △사업신청서 접수(2525년 2월) △ 우선협상대상자 선정(2025년 3월) 순으로 진행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경기도 과천시가 ‘과천지구 막계동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를 실시했다.


과천시에 의료 인프라가 전무하고 급속한 도시개발로 2035년 인구 14만명, 유동인구 12만명이 예상되는 만큼 반드시 대학병원을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과천도시공사는 대학병원 등이 포함된 컨소시엄으로부터 개발 제안을 받아 평가위원회를 구성·심의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추진할 예정이다.


지자체 러브콜에도 동요없는 병원들

분원 계획 유보 분위기…“일단은 관망”

파격 조건 제시 불가피…의정사태도 영향


하지만 정작 병원들은 신중론을 견지하는 분위기다.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지자체 공모에 참여하던 분원 설립 열풍 당시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게 불과 수 년 만에 대내‧외적인 여건이 악화되면서 상당수 대학병원들이 분원 설립 계획을 취소 또는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도드라진 상황 변화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건축비다.


고금리 현상 장기화와 시멘트, 철근 등 원자잿값 상승으로 건축비 인상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병원 건축시장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신축이나 증축을 추진하던 병원들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건축비 부담에 계획을 전면 보류하는 등 병원계 건설경기가 급속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병상당 건축비가 10억원을 넘어섰다. 10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설립하려면 무려 1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병상당 건축비는 지역이나 규모에 따라 천양지차이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3~5억원 정도가 통상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 경제가 요동쳤고, 그에 따른 여파로 원자잿값이 치솟으면서 병상당 건축비도 10억원을 돌파했다.


설계비는 물론 자재비, 인건비, 장비비 등 모든 영역에서 단가가 오른 탓에 신축이나 증축을 추진하던 병원들이 난관에 봉착하는 상황들이 속출하고 있다.


건축비 인상과 함께 정부의 병상 제한 정책도 대학병원들의 분원 설립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수도권·대도시에 과도하게 집중된 병상에 대한 구조조정 내용을 담은 제3기 병상수급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2024년부터 인구 수 등 병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지역은 병상을 더 늘리지 못하게 억제하고 병원 신설 또는 증설시 지자체와 복지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지자체가 병상관리 기준을 바탕으로 지역별 의료 이용, 의료 생활권 등 지역 상황을 고려해 병상수급 및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보건복지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오는 2027년까지 더 이상 병상을 늘리지 말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여기에 의정갈등 사태 장기화로 대학병원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고,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 참여 역시 일선 병원들의 분원 설립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학병원 기획조정실장은 “대내‧외적 여건이 분원 추진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자체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지 않은 이상 대학병원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원 설립 계획이 있는 병원들 대부분이 급하게 서두르기 보다 상황 변화를 관망하면서 적기를 살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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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jilee 11.19 08:56
    수도권에 대형병원 증설은 지방 의료의 붕괴를 초래할 것입니다. 인구비례로 병상을 허가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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