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경쟁입찰 시끌…'특혜설' 논란
노후장비 교체 사업서 '특정업체 독점' 가능성 제기…업계 "NMC 개입 의혹"
2025.01.23 06:23 댓글쓰기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중앙의료원이 노후 장비 교체 사업을 위해 진행 중인 공개 경쟁입찰에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의료원 측은 해당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고 있으나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들은 발주기관 비호(庇護) 아래 경쟁 입찰에서 특정업체가 독점 구조를 형성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NMC)은 지난해 12월 11일 '병원정보시스템(HIS) 노후 전산장비 교체(증설) 및 운영환경 개선사업'을 공고하고 입찰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의료원이 구축하고 있는 전산장비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저장 용량을 확장하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제조사 장비를 추가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20억원 규모인 해당 사업은 공개 경쟁 입찰로 진행되며 오는 1월 27일 마감을 앞두고 있다. 현재 제조사에서 제품을 공급받아 이를 유통하고 관리하는 유지보수 업체들이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경쟁 입찰 준비 과정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 특정 업체에 대해 특혜를 주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유지보수 업체, 장비 생산 제조사로부터 '영업권 보호' 요청


특혜 논란은 유지보수 업체 A사가 장비를 생산하는 제조사로부터 '영업권 보호'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영업권 보호란 제품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타 업체와 거래를 하지 말아 달라며 요청하는 일종의 '서약'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흔히 '서티' 혹은 '써티'라는 은어로 사용되는데 증명서라는 뜻을 지닌 단어 'Certification'에서 파생됐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입찰을 준비 중인 유지보수 업체 A사가 다수 제조사들에게 타 유지보수 업체와는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영업권 보호를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탓에 A사를 제외한 타 업체들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핵심 장비를 구매할 수 없고, 견적을 받는 일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스럽게 A사는 경쟁 입찰임에도 불구하고 단독 입찰 방식으로 사업 수주가 가능해질 수 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서티는 쉽게 말해 '이곳은 우리가 영업하고 있으니 접근하지 말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다른 업체들이 견적을 요청해도 응하지 않거나 훨씬 불리한 조건으로 견적을 제공해 특정 업체가 유리한 흐름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정리 구교윤 기자

제조사들이 A사 영업권 요청에 응하는 이유는 A사가 오래전부터 국립중앙의료원과 협력관계를 이어왔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발주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이 공정한 경쟁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데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某업체 관계자는 "A사는 의료원에서 미리 사업 정보를 받아 제조사에 이를 제공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의료원이 밀어주는 업체와 계약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주기관 묵인과 비호 아래 특정 업체가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 이러한 행위는 국가 예산 집행 효율성을 저해하고, 공공사업 본질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기된 의혹 사실무근으로 정확히 파악 방침"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모든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A사 특혜 의혹에 대해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어디인지 모를 뿐더러 의료원은 공공기관이어서 국가 계약법에 따라 크고 작은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입찰과 관련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고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다. 의료원 입장에서는 많은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야 가격과 질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있기에 특혜를 줄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원은 향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업체들이 입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행위가 있을 수 있고 의료원도 사실 파악 등 확인에 나서겠다. 다만 수사나 감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에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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