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협상 임박…의원 '우려' 병원 '기대'
환산지수 차등적용·진료비 상승 등 '악재' 수두룩…의정사태 영향도 주목
2025.04.24 21:14 댓글쓰기

오는 5월 16일부터 시작되는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환산지수 수가협상)을 앞두고 의원급 유형의 저조한 성적 가능성에 벌써부터 협상 결렬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 적용될 환산지수 차등적용은 물론 의정사태로 의원 유형의 진료비 상승 등 악영향 요인이 맞물려 인색한 인상률이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병원 유형은 상대적으로 희망적이다. 종합병원급 진료비 상승분이 컸지만 상급종합병원 진료비 하락이 워낙 컸던 만큼 의원 유형보다는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필수의료 지원이나 병·의원 간 환산지수 역전현상 해결 의지 등도 긍정 요인이다.  이번 협상은 5월 9일 상견례 이후 5월 16일 1차, 23일 2차 회의를 거쳐 31일 최종협상 후 6월 2일 계약 체결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의원급, 수가협상 시작 전부터 ‘암울’


지난해 처음 도입된 ‘환산지수 차등 적용’은 올해도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가장 반발하는 유형은 의원급이다. 


정부는 “필수의료 강화 및 전략적 투자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의원급은 지난해 인상률 0.5%라는 최저 수준의 성적표를 받으며 타격을 입었다. 


당시 의원급은  환산지수 최초로 차등 적용에 따라 계약한 1.9% 중 0.5%는 일괄 인상을 하고 1.4%는 진찰료 인상에 활용됐다.


올해 의원급의 경우 지난해 의정갈등 여파로 진료비가 일시적으로 급등한 통계까지 겹치면서 협상에서 공급자 유형 중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들 유형은 진료비는 증가했지만 진료량 대비 실질 수익이 감소하며 체감 인상 효과가 거의 없다는 입장이지만 협상 과정에서 반영 여부는 미지수다. 


의료계는 환산지수 차등 적용이 "진료과목·기관 간 갈등을 유도하는 갈라치기"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진찰료만 집중 인상하면 유불리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병원 유형은 기대감이 큰 모습이다. 지난해 종합병원 진료비는 올랐지만, 진료비 규모가 큰 상급종합병원은 오히려 하락해 전체 평균 상승률은 낮았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병원급 협상 여지는 열려 있는 셈이다. 특히 응급의료와 필수의료 보상을 강화하려는 정부 정책과도 맞물려 인상 폭은 일부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필수의약품 공급 부담 및 인건비 상승과 함께 최근 낮은 수가 인상률에 시달린 약국 유형은 “더는 밀려선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의정사태로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감도 상당하다. 


수가협상은 병원, 의원, 치과, 한의원, 약국 등 7개 공급자 단체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진료비 기준이 될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절차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과열 분위기에 이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수가협상 결과는 연간 약 1조원 규모로 전체 건보 지출의 약 1% 수준에 그친다. 


즉, 불만족스러운 협상 결과에도 각 유형에 미치는 영향은 상징적 효과에 비해 실질적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 전문가는 “협상 결과는 건강보험 재정 운용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지만 분위기 과열로 정부와 의료계 간의 불신을 초래한다는 아쉬움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등 적용 기조 유지…'역전현상' 해소 시도


정부는 2026년도 협상에서도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병원급은 1.2% 인상(환산지수 82.2원), 의원급은 0.5% 인상(94.1원)에 그쳤다. 하지만 초·재진 진찰료는 각각 4% 인상되며, 실제 진료 항목에서는 차등 인상이 이뤄졌다.


정부는 이 같은 전략이 ‘환산지수 역전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의원급이 병원급보다 높은 환산지수를 적용받는 상황은 중증도가 높은 병원이 불이익을 받는 구조로 의료전달체계를 왜곡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일괄 인상은 필수의료 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의료계가 먼저 올릴 항목을 제시해준다면 더욱 전략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정은 흑자에도 협상 분위기는 ‘신중’


2024년도 건강보험 재정은 당기 흑자 1조7244억원, 누적 적립금 29조7221억원으로 재정 여력은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최근 2년간 보험료 동결 등을 이유로 “재정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의 여지를 좁히고 있다.


2026년도 수가협상은 의원급을 중심으로 갈등이 첨예할 것으로 예상되며, 협상 결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도 의원급은 이미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는 소문이 많다. 사실상 환산지수 차등적용 등과 낮은 인상률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앞서 건보료 2년 동결에 따라 건보공단 측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해 협상도 예년처럼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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