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현대제철이 당진시에 200병상 규모 종합병원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설립을 추진하면서 시민사회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오성환 당진시장은 2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현대제철이 이번에는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시민들도 힘을 모아 정주 여건 개선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2007년 당진 지역 사회를 위한 공헌 사업으로 복지타운, 종합병원, 특수목적고(자사고) 설립을 약속했다. 현대제철은 이 중 복지타운 건립은 200억원을 투입해 2012년 완공했지만, 핵심 인프라인 병원과 학교는 장기간 이행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이번 협약 역시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라는 점에서 과거처럼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25일 당진시, 충청남도, 현대제철 간 상생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협약에 따라 송산2일반산업단지 내 주거지구(송산면 유곡리 일원)에 종합병원과 자사고가 들어설 예정이다.
종합병원은 약 1만4370㎡ 부지에 200병상 규모로 자사고는 약 1만3075㎡ 부지에 설립된다.
현대제철은 현재 복수 의료재단과 병원 운영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연내 최종 운영 주체를 확정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전 지역 기반의 영훈의료재단이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고 설립 역시 본격 추진된다. 서울대 교수진을 포함한 외부 전문가 그룹이 현재 컨설팅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2026년 내 설립 추진이 목표다.
현대제철과 당진시는 시민 대표를 포함한 3자 협의체(현대제철·당진시·시민 각 3인 구성)를 조만간 출범시켜, 병원 및 자사고 설립을 위한 구체적 논의와 정보 공유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충남도·당진시와의 3자 협약에 따라 병원 및 학교 설립과 관련된 제반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 발족을 앞두고 있다"며 "협의체는 현대제철·당진시·시민대표 각 3인으로 구성되며, 협의체를 통해 논의된 사항과 진행 과정을 시민들께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의 경우 현재 복수의 의료재단과 논의 중으로, 이르면 올해 말 의료재단을 선정하고 병원 건립에 대한 세부 사항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학교의 경우 현재 서울대 교수진을 포함한 전문가 집단의 컨설팅이 진행 중으로, 결과가 나오면 이에 근거해 향후 추진방향을 설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주여건 개선 위한 필수 과제”···양해각서 한계 '여전'
오 시장은 “당진시 노령화 비율이 22%에 달하는 만큼 젊은 인구 유입과 정주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며 “병원과 학교는 이를 위한 핵심 인프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협약이 법적 강제력이 없는 양해각서에 그치는 만큼, 경제 상황이나 사업성 등을 이유로 계획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회의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당진시 등은 이번 병원이 성공적으로 건립될 경우 당진 지역의 중증·응급의료 공백 해소는 물론 의료 접근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사고 설립을 통해 지역 우수 인재의 외부 유출 방지와 교육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하지만 계획의 실현을 위해선 지속 가능한 병원 운영 방안, 의료인력 수급, 지자체의 행정적 지원 등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병원계 관계자는 “최근 의료 인력 부족과 재정 문제로 병원 설립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병원의 장기적인 운영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