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 중환자외상외과 이재명 교수 '헌신·열정'
"중증 외상으로 생사 기로 놓인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 지켜주기 위해 최선"
2025.12.01 05:35 댓글쓰기

‘풍요 속 빈곤’이라는 표현이 제격이겠다. 넘치는 의료 인프라에 환자는 물론 의료인력 쏠림 진원지로 꼽히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하지만 정작 서울의 ‘예방 가능 외상사망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적재, 적소, 적시에 치료 받았더라면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비율이 높다는 얘기는 대표적인 ‘서울의료 역설’에 비유된다. 실제 서울은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중 가장 늦게 개소했다. 일찍이 국립중앙의료원이 지정됐지만 계속 미뤄지다가 2년 전에야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중증외상 진료에 ‘빈틈’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2020년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4곳을 지정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도 의미 있는 동행을 자청했다. 최종치료센터 개소부터 지금까지 열정을 갈아 넣고 있는 중환자외상외과 이재명 교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중환자외상외과 이재명 교수는 중증외상환자와 외과계 중환자를 전담하며, 중환자실, 외상센터, 신속대응팀 활동을 아우르고 있다.


주요 진료 분야는 다발성 중증외상환자 관리, 장기·조직 기증 관리, 외과계 중환자 진료 등이다.


외상환자 수술과 집중치료를 총괄하는 한편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부센터장과 신속대응팀장을 맡아 상태가 악화되는 환자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병동에서 악화 조짐을 보이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중환자실로 연계하고, 다학제 팀과 함께 최종치료센터 기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일 역시 이 교수가 맡고 있는 축 가운데 하나다.


이 교수가 이끄는 중환자외상외과 팀은 최근 ‘전 세계 최저 혈색소 수치’로 보고된 외상환자를 수혈 없이 회복시킨 사례로 국내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산사태 사고로 다발성 골절과 대량 출혈을 동반한 71세 남성 환자가 혈색소 2.5g/dL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내원했다.


기존 문헌에 보고된 최저 혈색소 2.7g/dL보다 더 낮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무수혈 치료 원칙을 유지한 집중 치료를 통해 생존과 회복에 성공했다. 


이 증례는 SCI급 저널에 게재돼 극심한 빈혈 상태 외상 환자에서도 체계적인 환자혈액관리와 집중치료로 안전한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임상 성과는 고대안암병원이 구축해 온 병원 단위 환자혈액관리(PBM, Patient Blood Management) 시스템과도 맞닿아 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지난 2018년 무수혈센터 개소를 계기로 최소수혈 외과병원을 지향해 왔으며, 2021년에는 아시아 최초의 병원 단위 환자혈액관리 지침서를 발간했다. 


병원은 전 진료과를 대상으로 적정수혈 기준을 강화하고, 엄격한 수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며, 수혈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불필요한 수혈을 줄이는 체계를 운영 중이다. 


환자혈액관리 관련 빅데이터를 축적해 최소 수혈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무수혈·최소수혈 문화를 병원 전체로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채혈 과정에서 낭비되는 혈액을 줄이기 위한 자동화 채혈 시스템 연구 등 환자 안전을 높이는 프로세스 개발에 참여해 왔다.


외과계 중환자 집중치료로 생존율 향상

혈액관리·영양치료·장기이식 등 가용방법 총동원



연구 분야에서도 이 교수는 중환자·외상·장기이식·영양치료·환자혈액관리를 축으로 한 임상 연구들을 지속해 왔다. 


중증외상환자의 저혈량성 쇼크 상황에서 어떤 수액 조합이 가장 효과적인지 규명하기 위해 돼지 모델을 이용한 실험 연구를 수행해 세 가지 수액 요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균형성 결정질 수액에 20% 알부민을 병합한 경우에만 평균동맥압과 심박출량이 유의하게 회복된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 연구는 대한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우수 초록상을 수상하며 외상·중환자 영역의 수액치료 전략에 과학적 근거를 더했다.


외과계 및 외상 중환자실 환자의 영양치료 영역에서도 다기관 연구를 이끌었다. 


국내 9개 외과계·외상 중환자실에서 영양집중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단백 요구량 대비 실제 전달량 비율이 72.9%에서 82.4%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 연구는 중환자 영양집중치료에서 체계적인 피드백 프로그램이 단백질 전달량 개선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데이터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환자실 진료체계 개선과 다학제 협력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병원 약사의 회진 참여를 통해 약물 처방을 중재한 활동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재명 교수의 연구실은 중환자 진료, 장기이식, 영양·대사, 환자혈액관리, 의료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장기이식 분야도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왔다. 고대안암병원 중환자외과 과장으로 재직하며 뇌사 장기기증자 관리 건수를 꾸준히 늘려 해당 연도 전국 최다 관리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연명의료 중단 후 장기기증(DCD)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를 보고하는 등 기증·이식 시스템 고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이식학회 및 아시아이식학회에서 우수 초록상을 수상한 연구들을 통해 기증자 관리와 이식 성적을 높이기 위한 임상·연구 활동도 병행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임상·시스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특별시로부터 ‘응급의료체계 구축 및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특별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중증외상환자 치료를 위해 함께 고생한 의료진 전체의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환자혈액관리(PBM) 분야에서는 학회 활동을 통해 정책·교육·연구를 아우르는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교수는 “모든 의사가 ‘적정 수혈’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부적절한 수혈이 존재한다”며 “병원 단위의 시스템 변화와 의료진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대안암병원 무수혈센터가 주도해 온 환자혈액관리 지침서 발간, 최소수혈 외과병원 도약, 빅데이터·AI를 활용한 수혈 알고리즘 개발 등은 이러한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 한다.


의학적 연구와 더불어 중환자실경험을 글로 풀어내는 작업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제16회 한미수필문학상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대한중환자의학회가 매년 개최하는 ‘중환자실 사랑방’ 기고문 공모전에서 2017년 가작, 2025년 최우수상 등 여러 차례 수상했다. 


그는 “환자를 치료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으로 마주하려는 의지”라며 “앞으로도 중환자 진료 경험을 사회와 공유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 . . , , . 17 . 2 . 2020 4 . . .


, , , .


, , .



, .



71 2.5g/dL .


2.7g/dL . 


SCI .


(PBM, Patient Blood Management) . 


2018 , 2021 . 


, , . 


, .


.





.


20% . 


.



9 72.9% 82.4% . 


.


. .


, , , , .


. .


(DCD) . 


.



.


(PBM) . 


.


, , AI .



16 , 2017 , 2025 . 


.

1년이 경과된 기사는 회원만 보실수 있습니다.
댓글 14
답변 글쓰기
0 / 2000
  • 김종우 12.03 13:13
    이국종 교수님과 드라마로 알게 된 외상중증 분야에 교수님 같은 분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나라에서 부족함 없는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 이*현 12.03 10:33
    "한 사람의 삶으로 마주하려는 의지" 사실 우리나라 병원 현실에서 많이 어려운 일이죠.

    창의적인 사고와 식지 않는 뜨거운 열정으로 일하며,

    우리나라 중환자 의료가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멋진 이재명 교수님~

    항상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 이@@ 12.02 09:23
    진짜 의사다. 서울대와 함께 민족고대라 역시 다르네.
  • 정@@ 12.01 19:29
    불의의 사고로 오는 많은 환자분들이 치료 받을 수 있게

    교수님 항상 건강하세요
  • 임@@ 12.01 17:31
    응급, 외상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외상외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환자를 위해 항상 헌신하는 그들에게 응원과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화이팅
  • 박*경 12.01 17:22
    교수님의 열정과 계획하심이 모든환자들에게 닿을거라 믿습니다.!
  • 이@성 12.01 17:22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의료분야에 공헌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 정ㅇㅇ 12.01 17:11
    요즘은 의료도 사업으로 생각하고 하시는분이 많으신데 이런 좋은 마음가짐으로 의료를 해주시는 부분이 참 멋있으십니다. 앞으로도 의료발전을 위해 힘써주시기 바라면서 많은 지원이 있으셨으면 합니다.
  • 최유복 12.01 17:09
    멋지십니다
  • 이*기 12.01 17:05
    이런 교수님들만 있었으면 좋겠네
  • 2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