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북한 보건의료 10대 뉴스'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운영 한반도의과학지식센터, '보건혁명 원년' 등 선정
2025.12.31 17:46 댓글쓰기

2025년 북한 보건의료계는 김정은 위원장의 ‘보건혁명’ 선포와 함께 하드웨어 구축과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이사장 김영훈)이 운영하는 온라인 지식 플랫폼 NKmedline(한반도의과학지식센터, 센터장 김신곤)은 2025년을 관통하는 북한의 보건의료 핵심 이슈를 정리한 ‘2025 북한 보건의료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NKmedline은 올해를 ‘의료시설·설비·인력·약품의 4대 축을 중심으로 보건혁명을 시도한 해’라고 평가하며, 북한이 ‘보건 혁명의 원년’을 표방하며 보건의료를 국방력 수준의 국가전략으로 격상하면서 기존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전방위적 변화를 모색했다고 분석했다.


‘보건혁명 원년’ 공식 선포

김정은 위원장은 2025년을 단순한 개선을 넘어선 ‘보건혁명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보건의료를 국방력 강화에 버금가는 최우선 국사로 격상시켰다. 내각과 보건성을 중심으로 중앙에서 지방까지 의료체계 전반의 개혁과 물질적·기술적 토대 강화가 본격화됐으며, 평양종합병원 건설과 지방병원 현대화, 의약품 자립 등이 ‘보건혁명’의 핵심 과업으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보건의료가 더 이상 주변적 의제가 아닌 국가 핵심사업으로 격상되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지만 재정·의약품·에너지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속도전’ 중심 건설·시설 성과에 그칠 위험도 크다”고 평가했다.


시·군 병원 현대화 건설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강동군병원, 구성시병원, 룡강군병원 등 3개 시·군 병원이 본보기 단위로 신속히 건설·개원되며 지방 의료 인프라 현대화 상징으로 부상했다. 공장·주택·병원을 패키지로 개발하는 이 정책은 평양에 집중된 보건의료 혜택을 지방으로 확산시키려는 북한식 균형발전 전략으로 의료시설 ‘공간적 접근성’과 ‘물리적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재정·인력·설비·약제의 안정적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새 건물에 낡은 진료’라는 구조적 한계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북-러 의료협력 재개‧국제기구 활동 확대

북한 2024년 북한은 러시아와의 보건의료협정 체결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친러시아 대표 국가인 벨라루스, 사회주의 우방국인 베트남과 보건의료와 관련한 협조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제78차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코로나19 봉쇄 이후 중단됐던 대외 보건 외교를 재개했다. 이는 고립된 보건 환경을 완화하고 백신과 항생제, 의료장비, 원격진료 기술 등에서 러시아 등 우방국과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통로를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유엔 제재와 러시아 등의 보건의료 수준을 감안할 때 양자 협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으며,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을 포함한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다각적인 협력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평양종합병원 완공, 진료 개시

김정은 위원장 최대 역점 사업인 평양종합병원이 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을 맞아 완공·개원했다. 북한은 이를 ‘세계 일류급 의료봉사 기지’로 선전하며 첨단 진단·치료시설을 갖춘 의료 현대화의 상징적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양종합병원이 향후 지방 종합병원·전문병원 현대화 사업에 건축·전산시스템·진료 프로토콜 등의 설계 기준을 제공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전력·소모품·약제의 안정적 공급과 실제 가동률이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원격진료 고도화‧1차 의료체계 강화

평양 대형병원과 지방병원, 리병원 및 진료소를 연결하는 원격의료 시스템이 확대되면서, 북한식 ‘먼거리 의료봉사’가 1차 의료 강화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다. 단순 화상 연결을 넘어 일부 병원에서는 ‘지능형 의료 봉사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확인된다. 대형병원과 지방병원, 기초 의료기관을 잇는 원격 자문은 전문의 부족과 지리적 장벽을 보완하는 텔레컨설팅 모델로서 잠재력이 크지만, 통신망·전력 불안정과 기초 검사장비 부족으로 ‘조언만 있는 진료’에 머물 수 있다는 여지도 함께 제기된다.


‘표준약국’ 모델 도입, 전국적 확대

진료와 조제, 의약품 판매, 기초 검사, 상담 기능을 ‘표준약국’이 평양 모란봉구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평천·락랑 등 평양의 다른 구역과 지방 시·군으로 확대됐다. 이는 비공식 시장(장마당)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중심의 의약품 공급 질서를 복원하려는 시도로서, 약품 품질관리·처방 및 조제 분리·환자 상담 강화 등을 도모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다만 필수의약품 품귀, 재활용 용기·위조약 문제 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유통 모델 개선만으로는 구조적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고려약 공장의 GMP 인증 가속화

순천시고려약공장 등 지방 고려약 공장들이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하고, 생산 공정의 무균화·무진화를 추진하는 등 고려의학의 산업화·표준화가 가속화됐다. 제재로 인한 합성의약품 수입 감소 속에서 고려약 표준화는 해열·진통·위장약 등 일부 필수의약품 공백을 메우는 ‘완충지대’로 기능할 수 있다. 또한 중·러 및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한방·허브 의약품 수출 발판으로 활용될 여지도 있다. 그러나 결핵·비감염성질환(NCD) 등 북한의 실제 질병부담에 대응할 현대적 필수의약품 생산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질병예방통제소 등 방역 인프라 확충

코로나19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 도에 질병예방통제소를 신축·현대화하고 검사실·방역정보실을 갖춘 상시 감염병 대응 인프라를 강화했다. 이는 검문소 중심의 ‘비상 방역’에서 검사·감시·데이터 기반의 상시 보건안전체계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백신·진단키트·개인보호구(PPE) 등 기본 방역자원과 역학조사관 등 전문인력의 안정적 수급, 그리고 폐쇄적 방역을 넘어서는 방역 전략의 다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어린이‧임산부 지원 강화

북한은 ‘육아법’ 을 토대로 전국의 육아원·애육원에 대한 유제품 공급체계가 재정비되고, 평양산원에서 다섯쌍둥이가 퇴원하는 사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등 국가의 양육 책임과 ‘후대 사랑’ 정치가 강조되었다. 이는 저출산·인구위기를 의식한 정책적 대응으로, 취약계층 아동·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국제기구(UNICEF, WFP 등)와의 영양지원 협력 확대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 동시에 출산을 ‘국가·군사 자원’과 연결하는 담론이 여성의 재생산권과 아동권을 제약할 위험도 있어 면밀한 인권·젠더 관점의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물안전법‧의학감정법 채택

북한은 2025년 ‘생물안전법’, ‘노동능력 의학감정법’, ‘다자녀세대 우대법’ 등 보건 및 복지 관련 법령들을 잇달아 채택하며 보건의료 관련 법·제도 정비에 나섰다. 이는 감염병·산재·장애·인구정책 등 보건 이슈를 법적 틀 안에서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중장기적으로 보건과 사회보장을 통합하는 거버넌스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사회적 지원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규정들이 이동 제한이나 노동능력 평가에 따른 인력 재분류 등 국가 통제와 사회 관리의 수단으로 활용될 위험도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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