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정상수준 근접했지만 수련 정상화는 '미진'
"전공의 복귀 후 현장은 아직 많이 부족"…"병원·교수·전공의 간극 좁혀야"
2026.01.29 06:38 댓글쓰기

1년 6개월의 의정사태가 전공의 복귀로 일단락 됐지만 일선 수련현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유례없는 수련공백이었던 만큼 정상화까지는 과제가 산적하다. 미복귀 상급년차가 적잖고 필수의료 분야 전문과목의 경우 중도 포기자가 속출하는 등 의정갈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여기에 전공의 빈자리를 메웠던 진료지원인력(PA)와의 업무중복 문제, 멀어진 사제 관계 등 작금의 수련환경은 혼란스럽다. 데일리메디는 28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전공의 수련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전공의 복귀와 수련 정상화 진단' 정책좌담회를 개최했다. 박중신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이 좌장을 맡고, 패널로는 ▲유희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장 ▲한동우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정책부회장 ▲이덕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고문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김찬규 대한의료정책학교 공보·홍보이사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등이 참석했다. [편집자주]


의정갈등 표면적 봉합, 전공의 신분 '혼재' 여전  


박중신 좌장은 "전공의 복귀로 의정사태가 표면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수련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며 현재 수련현장 상황을 물었다. 


당사자인 전공의와 교수들은 체감되는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지방병원은 전공의 복귀율에 비춰봤을 때 아직까지 정상화와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특히 수련병원 정상화와 수련 정상화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 시범사업에 참여해 수련시간이 줄어든 경우도 있지만 아직 어떻게 전공의를 더 교육시킬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동우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정책부회장은 "많은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복귀할 때 양질의 수련을 해야 할 계기로 삼는 분위기였지만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수련평가 자체가 양적·외형적 인프라에 한정돼 있었다"고 지적하며 지도전문의 역량 강화를 과제로 꼽았다.  


유희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장은 "빅5 병원은 90%까지 전공의 복귀가 이뤄졌고 수술도 늘었지만 지방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들도 향후 정책 변화가 있고 신뢰도가 생기면 복귀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덕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고문은 "전공의 수련현장은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교육생과 근로자 사이 모호한 정체성 문제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김찬규 대한의료정책학교 공보·홍보이사는 "수련병원 운영은 어느 정도 정상화 됐지만 수련은 정상화는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련 정상화를 전공의들이 복귀 후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정의한다면 숫자, 복귀율보다 구체적인 내용과 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도권 진입 진료지원간호사(PA), 전공의와 상생(相生) 고민 


의정사태 동안 수련현장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였던 진료지원인력(PA)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도 이뤄졌다.


한성존 대전협 회장은 "복귀 전(前) 엄청난 우려에 비해 현장은 비교적 평온한 상황이다"며 "갈등이 조명받는 건 아쉽다. 전공의와 PA는 환자를 향해 공동 목표로 일하는 팀"이라고 말했다. 


한동우 정책부회장도 "지금 PA와 전공의의 단순한 관계를 결론내리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며 "PA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 자체가 수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있다"고 전했다. 


유희철 위원장은 "PA와 전공의 문제는 갈등화 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수련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PA 역할을 감시하면서 부족한 건 개선해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덕환 고문은 "자칫 현재 시스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병원이 있고 그러한 상황을 구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과 양립할 수 있는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찬규 공보이사는 "처음 배우는 전공의보다 10년차 PA가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며 "수련기회 축소에 대한 우려는 있다. 서로 존중하는 형태로 구체화가 필요한 논의"라고 짚었다. 


이어 "의료기관 종별 또는 지역별로 PA와 전공의에게 각각 기대하는 역할이 다르다"며 "전공의 교육권 확보를 고민하고 힘쓴다면 내부 상황마다 적절하게 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희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장, 이덕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고문, 한동우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정책부회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김찬규 대한의료정책학교 공보·홍보이사,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전공의법 개정안 금년 2월 시행…새로운 교육 방식 필요 


전공의 주당·연속 수련시간을 현행보다 축소하고 의료분쟁 등으로부터의 보호를 골자로 하는 전공의법 시행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교수들은 전공의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물론 이에 새로운 교육방식과 평가방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덕환 고문은 "교수들은 단순히 전공의 근로환경 개선에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며 "전공의 교육에 투입되는 인력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수준까지 이뤄야 한다"고 했다. 


한동우 정책부회장은 "많은 교수들이 강의와 컨퍼런스, 논문 지도에 대해서는 익숙하지만 진료현장 교육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배워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센티브, 교수평가 등에 진료와 연구는 들어가도 교육이 들어가지 않는다. 시간적이고 인력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성존 회장은 "동영상을 보고 진료하는 등 예전과 다른 수련환경이 도래했다"며 "이제는 수련방식고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항상 갖는 의문은 열심히 수련했음에도 수련을 마친 후 느끼는 부족함"이라며 "대대적인 수련방식 변화와 함께 전공의 교육권에 대한 고려가 절실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찬규 공보이사는 "의국 단위가 아닌 병원 단위로 가감을 줄 수 있는 독립된 중앙기관, 전공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는 수련기관 전담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수련 당사자들의 다양한 지적에 공감을 표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수련평가 개편 및 독립, 그리고 수련병원이 고유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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