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공급중단과 수급 불균형 상황에 대비한 ‘의약품 안정공급 행정지원 안내서(민원인 안내서)’를 제정·공개했다.
해당 안내서는 공급 차질 발생 시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행정지원 절차와 판단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문서로 품목허가부터 공급·유통, 사후관리까지 단계별 대응 방안을 담았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의약품관리지원팀은 식약처 출입 전문지 기자단 질의에 “이번 안내서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행정지원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급부족 보고부터 사후관리까지 이미 운영돼 온 절차를 민원인 관점에서 정리한 문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약품 공급 중단 및 부족이 보고됐다고 해서 행정지원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구조는 아니며 의료적 필수성과 현장 영향, 대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안별로 판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공급 차질 발생 후 대응 절차 제시
안내서는 공급 차질 발생 시 대응 과정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먼저 기존 생산·수입 체계를 통해 공급 정상화가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이후에도 회복이 어려운 경우 대체 품목 검토와 함께 해외 의약품 긴급도입이나 국내 주문제조 방식의 공적공급을 연계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는 희귀·필수의약품 수급 모니터링 결과가 정책 판단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수급 위기 상황은 유형별로 구분된다. 시장 공급량 부족 여부, 공급중단과 대체 품목 부재 여부, 국내 생산 재개 가능성, 대체 품목 존재 여부 등에 따라 서로 다른 대응 경로를 적용하도록 했다.
대체 가능한 품목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약업 현장에서 실제 수급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우선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영향이 제한적인 경우 별도 조치 없이 종결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대체 품목이 없거나 환자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긴급도입 및 주문제조, 행정지원 절차를 연계해 대응한다.
해외 의약품 긴급도입은 국내 허가가 없는 의약품이라도 의료적 필수성과 해외 사용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절차에 따라 수입·유통하는 방식이다.
주문제조는 채산성 문제 등으로 공급이 중단된 국가필수의약품을 대상으로 생산을 의뢰하고, 정부가 전량 구매해 유통하는 구조다.
이 같은 판단 과정에는 현장의약품 수급모니터링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된 의료·약업 현장 의견이 반영된다.
필요 시 관계 부처와의 협업 절차도 포함됐다. 유통 단계 점검이나 약가 조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고, 단기간 생산 확대가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고용노동부와 특별연장근로 완화 방안을 협의토록 했다.
식약처는 "이를 통해 단순 행정조치에 그치지 않고 생산·유통 단계까지 연계한 대응 체계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의약품 행정지원, 허가부터 사후관리까지
행정지원은 품목허가, 공급·유통, 사후관리 세 단계로 구분된다. 품목허가 단계에서는 국가필수의약품을 중심으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신속심사 지원이 검토된다.
의료현장 공급이 중단됐거나 정부가 직접 비축·관리하는 품목, 변경허가 과정에서 공급정지 가능성이 있는 품목, 시장 점유율이 높아 수급 영향이 예상되는 품목 등이 대상이다.
제약사 또는 관계 부처가 행정지원을 요청하면 과거 공급중단 이력, 현재 생산·공급·재고 상황, 대체 가능성, 의료현장 파급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속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 외에도 수급 모니터링 결과와 언론 보도 등 다양한 정보가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대체의약품 부재’를 사유로 한 품목허가 신청서류 완화 절차도 안내서에 포함됐다. 국내에 대체 가능한 의약품이 없거나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국가필수의약품의 경우, 제출이 곤란한 자료에 대해 면제 또는 대체 제출이 검토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안전성·유효성 관련 사항은 허가·심사 부서와의 협의를 거쳐 개별 품목별로 판단되며, 완화 범위는 사안에 따라 달라진다.
공급·유통 단계에서는 수입의약품 공급 안정을 위한 표시특례와 품질검사 동시 진행 또는 유예 절차가 제시됐다.
수급 불안 발생 시 업체는 수급 현황과 지원 필요성, 공급계획 등을 제출하고, 식약처는 공급 불안 사유와 의료현장 사용 편의성 등을 검토해 제한된 기간 동안 국내 유통을 허용한다.
국가필수의약품의 긴급 수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생산국 또는 원제조원의 시험성적서를 활용하거나, 출하 후 일정 기간 내 수입자 시험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품질검사 절차를 단축할 수 있다.
다만 수입자는 품질검사 운영 정상화 계획 제출, 검사 결과 사후 보고, 기한 미준수 시 행정조치, 부적합 발생 시 회수 조치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책임을 이행해야 하며, 품질검사 특례 적용 이후에도 수입자 책임은 유지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수급 제한 품목의 생물학적 동등성 재평가나 품목 갱신 과정에서 자료 제출이 곤란한 경우, 환자 치료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에 한해 일부 자료 면제 또는 완화가 검토된다.
이는 식약처 내부 검토와 관계 부서 협의를 거쳐 결정되며, 안내서에 명시되지 않은 규제 요인으로 실제 공급 지연이 발생하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도 제약사와의 대면 협의 등을 통해 추가 행정지원 가능 여부를 살펴보도록 했다.
김선영 식약처 의약품관리지원팀 사무관은 “공급부족 보고는 매년 상당한 건수가 접수되지만, 이 가운데 행정지원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제한적”이라며 “동일 성분이나 유사 효능의 대체 의약품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특정 품목의 공급 차질만으로 행정지원이 검토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대체 가능여부 판단은 행정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학회와 병원약사회 등 의견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속심사나 품목허가 신청서류 완화와 같은 행정지원 수단은 국가필수의약품을 중심으로 법적 근거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검토된다”며 “모든 공급중단 사례에 일괄 적용되는 제도가 아니고, 허가·심사 부서와의 협의와 내부 검토를 거쳐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지원은 정부 개입인 만큼 남발될 경우 형평성 문제나 규제 신뢰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최소한으로 적용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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