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화되는 경영난으로 존폐의 기로에 놓인 요양병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십 수년째 묶여 있는 ‘일당정액제’ 족쇄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단편적인 수가 인상으로는 작금의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고,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중심요양병원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도 일당정액제 폐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안병태 수석부회장은 26일 ‘초고령사회에서 요구되는 요양병원 역할과 미래 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춘계 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안병태 부회장은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노인의료를 담당해 왔지만 오히려 요양병원 옥죄기 정책이 잇따르며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각종 제도에 소외되며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양병원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파격적인 대책 없으면 요양병원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요양병원들 폐업 위기는 수 년 전부터 감지돼 왔다.
지난 2010년 867개였던 요양병원은 2020년 1582개로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2021년 1464개, 2022년 1434개로 급작스러운 감소세를 나타냈다.
최근 5년간 441개 요양병원이 폐업했고, 개업한 병원은 273개에 불과했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요양병원들의 줄도산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정부의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고, 막대한 재정이 투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요양병원들의 생존에 대한 고민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안병태 부회장은 이러한 상황 극복을 위한 대책으로 현행 일당정액제를 행위별수가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양병원들 대표적인 경영 악화 원인으로는 단연 ‘일당정액수가’가 꼽힌다 인건비 등 제반비용은 큰 폭으로 늘지만 수가는 그대로인 탓에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는 얘기다.
요양병원 수가제도는 급성기 병원과 마찬가지로 행위별수가제가 적용됐지만 2008년 의료서비스 요구와 기능을 평가해 1일 당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일당정액제로 전환됐다.
문제는 일당정액수가 인상률이 인건비, 재료비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영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병상 가동률을 동일하게 유지하더라도 해를 거듭할수록 손익분기점은 내려갈 수 밖에 없었고, 최근 고물가 사태까지 겹치면서 급속도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병태 부회장은 “일당정액제 구조 속에서는 의료행위가 많을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과소진료를 하게 되고 이는 결국 환자들이 충분한 의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수가 인상만으로는 작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2008년 이후 20년 가까이 묶여 있는 일당정액제에 대한 천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이나 정책 변화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시적인 수가체계 전환이 아닌 중증환자부터 단계적으로 행위별수가를 인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정부는 요양병원 존재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요양병원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면 존속을 위해서라도 일당정액제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고 설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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