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제도, 패러다임 전환없이 인력 확보 불가능”
국회입법조사처 “복무기간 단축·취약지 배정 가산점 부여” 등 대안 제시
2026.05.09 05:06 댓글쓰기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서의 근무 경험이 의사 개인에게 업(業)으로서 매력적이어야 한다. 패러다임 전환 없이는 의료취약지 인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및 의료취약지 배정 시 가산점 부여 등 획기적인 정책 변화 없이는 공보의 제도 존속이 어렵다는 진단이 국회에서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급감하는 공중보건의사, 의료취약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 : 공중보건의사 제도 개편과 취약지 의료 인력 확보 방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공보의 제도는 1979년 무의촌 해소를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복무환경의 상대적 악화 등으로 인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신규 편입인원이 급격히 줄고 있어 제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의정갈등 속에 의대생들의 현역병 줄입대, 졸업 유예 등의 직격탄으로 금년 의과 공보의 신규 편입인원은 단 98명이다. 


이는 예전 ▲2020년 742명 ▲2021년 478명 ▲2022년 511명 ▲2023년 449명에 이어 의정갈등 이후인 ▲2024년 249명 ▲2025년 250명 등과 비교해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인력 감소는 공보의가 없는 보건지소를 양산했다. 공보의가 배치돼 있지 않은 보건지소는 2025년 730개소, 2026년 1023개소이며, 내년에는 1083개소(전체의 87%)에 이른다. 


“공보의, 합리적 선택지 아닌 시대…의정갈등 차출, 신규 인력 감소에 영향”


상황의 원인으로 입법조사처는 “공보의 제도가 사회 전반의 변화와 병역제도 변천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합리적인 선택지로서 매력이 상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육군 기준 현역병은 36개월, 30개월, 26개월, 24개월, 21개월, 18개월로 점차 줄었다. 그동안 공보의들은 변함 없이 3주간 군사훈련 후 36개월 복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보수 측면에서 일반병사의 월급(병장 기준 월 150만원)보다 공보의 월급이 240~250만원 수준으로 많긴 하지만 복무기간을 고려하면 유리한 조건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업무범위가 불명확하고 배치가 비효율적인 점도 공보의 복무를 기피하는 요인 중 하나로 조사처는 꼽았다.


공보의는 법률상 규정된 ‘기관 또는 시설에서 수행하는 보건의료업무’를 하지만, 구체적인 영역이나 범위가 제시돼 있지 않고, 제도 운영이 ‘배치’ 그 자체에 집중돼 있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조사처는 “전공의 집단사직 등 위기 상황에서 공보의가 대체 인력으로 차출되면서 업무 과중 등으로 이어진 경험 또한 신규 공보의 지원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족한 진료 인프라 또한 공보의가 지역의료 현장에서 본인 역량을 충분히 펼치지 못하고, 향후 진로 선택에서도 지역의료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공보의들은 ▲민간의료기관과의 기능 중복 ▲술기 시행에 불충분한 환경 ▲근무지역 보건의료인력 부족 ▲진료수요와 전문과목 불일치 ▲업무난이도와 개인력량 불일치 등을 설문에서 토로한 바 있다. 


“복무 여건 현실화·경제적 유인 등 자발적 입대 유도 전환 필요”


이에 조사처는 향후 공보의 제도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사처는 “기존에는 징병제 기반 병역 의무 이행이라는 수동적 선택에 의존해 왔다면 이제는 복무 여건 현실화, 경제적 유인, 교육 시스템 연계, 근무환경 개선 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공보의 단체와 보건복지부·정치권이 추진 중인 복무기간 단축을 비롯해 업무활동장려금 상한 인상, 근무과정 수련체계 전환, 취약지 근무 후 수련병원 배정 시 가산점 부여 등 경력에 대한 차등 보상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구체적인 업무 영역 및 범위와 관련해서는 ‘농어촌의료법’상 공보의의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배치기관의 업무와 책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게 조사처 의견이다. 


아울러 조사처는 “공보의 외에도 다양한 의료인력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보의가 배치되지 못하는 보건지소에서는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한 지역보건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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