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원가를 중심으로 ‘신경차단술’ 삭감 경보가 내려졌다. 일각에서는 ‘무차별 삭감’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예년 대비 삭감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제도권에서는 급여비 삭감을 넘어 신경차단술 이용 실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 마련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관리를 예고한 상태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시키는 신경과 주위 조직에 약물을 주입해 신경 전달 통로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척추질환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비수술 요법이다.
신경외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에서 주로 시행됐지만 최근에는 개원가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면서 내과,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에서도 앞다퉈 시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경차단술 청구액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 간 신경차단술 진료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는 1년 새 1000건 넘게 시술받기도 했다. 과잉진료 논란이 대두되는 이유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신경차단술 진료비는 2020년 1조6267억원에서 2024년 3조2960억원으로 5년 새 203% 증가했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가파른 진료비 증가율 탓에 ‘선별집중검사’ 대상으로 지목해 관리하고 있음에도 개원가의 경쟁적 도입으로 증가세는 계속 우상향 중이다.
실제 의원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5년 간 의원급 신경차단술 진료비는 216.6%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 신경차단술 진료비에서 의원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83.6%에서 2024년 89.4%로 5.8%p 높아졌다. 반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급 점유율은 모두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강보험 급여비 심사가 더욱 강화됐고, 이는 청구기관들의 줄삭감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 시스템’ 첫 적용 대상으로 신경차단술을 유력 검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는 의료기관에서 진료에 앞서 환자의 타 기관 진료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불필요한 진료를 사전에 막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일선 의료기관들은 관련 시스템 구축·운영을 통해 진료 전 환자 정보를 확인해야 하며, 진료정보 연계 확인에 협조해야 한다.
심평원은 오는 7~8월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적정의료이용심의위원회를 발족해 항목을 결정하고, 11~12월 시범운영 후 2027년 1월 정식 도입할 계획이다.
학회, 신경차단술 안전성 확보 차원서 ‘인증의 제도’ 검토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무분별한 신경차단술 확산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원조 격인 신경외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말 필요한 환자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시행해야 할 시술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부정적 이미지가 퍼져가고 나아가 무더기 삭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신경외과 개원의는 “의사면허가 있으면 모든 처방과 시술이 가능하지만 최소한의 교육 없이 돈이 된다는 이유로 특정 시술에 몰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자정 노력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신경통증학회는 신경차단술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인증의 제도 검토에 나섰고, 효율적인 정도 관리를 위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을 만드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또한 필요하다면 정형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등과의 협력을 통해 다학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취통증의학과 개원의 역시 “무분별한 신경차단술 시행에 따른 선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지침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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