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여년 세월 부산 지역의료 중추 역할을 수행해온 온병원그룹이 최근 ‘정치판 자작극’ 논란에 휩싸이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논란의 진원지가 오너 일가라는 점에서 이미지 타격은 물론 진단서 허위 작성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의료법 위반 관련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음료수 컵 던진 A씨, 정이한 前후보와 개인적 친분 있던 헬스트레이너
논란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정이한 전(前) 개혁신당 후보의 ‘음료 투척 피습’ 사건을 둘러싸고 자작극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한 도로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A씨가 “어린 놈이 무슨 시장 후보야”라며 던진 컵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경찰에 긴급체포됐지만 정이한 전 후보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사건은 종결되는 듯 했다. 그러나 선거 이후 해당 사건이 단순 폭행 사건이 아니라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해당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정 전 후보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던 헬스트레이너였던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두 사람이 사건 발생 전에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도 확보했다.
현재 부산 금정경찰서는 정 전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허위사실 공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자작극’ 의혹이 점점 사실 정황으로 전개되면서 관련 불똥이 정 전 후보 아버지가 운영 중인 병원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정이한 전 후보 부친은 온병원그룹 정근 원장으로,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거쳐 부산광역시의사회 회장을 역임한 의료계 유명 인사다.
1994년 개원한 정근안과병원을 모태로 온병원그룹을 설립, 1350병상 규모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등을 갖춘 의료법인으로 성장시켰다.
사건 발생 직후 인근 병원 아닌 12km 떨어진 온종합병원 이송도 논란
문제는 정근 원장의 아들인 정이한 후보가 해당 사건 직후 인근 병원이 아닌 12km나 떨어진 온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점이다.
사건 현장 인근에 더 가까운 응급실 운영 병원이 있었음에도 부친이 운영하는 온종합병원으로 이송된 경위는 이번 의혹의 또 다른 확인 지점으로 떠올랐다.
실제 이번 자작극 의혹과 관련해 사건 직후 병원에서 작성·보존·발급된 의료문서 형성 경위를 수사해 달라는 취지의 고발장이 경찰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이한 전 후보가 뇌진탕 및 근좌상 진단을 받은 만큼 온종합병원 허위진단서 작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병원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온병원그룹 정치판 연루는 이번만이 아니다. 정근 원장도 지난해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당시 병원 직원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를 요청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 판결을 받았다.
정근 원장은 총 34차례에 걸쳐 직원 단체 메신저 방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게재하는 등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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