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정부가 지역·필수·공공의료 활성화를 기치로 내건 의료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공회전만 거듭했던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도입 현실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대표적인 기피과목 전공의에 대한 추가 수당을 넘어 인건비 등 수련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방식의 국가책임제를 놓고 갑론을박만 거듭하던 제도권에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의미 있는 변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대표적 기피과목 중 하나인 예방의학과로, 정부 역시 존폐 위기에 놓인 예방의학과 부활을 위해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에 시동을 걸었다.
대한예방의학회는 만성적인 전공의 지원율 저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수련비용 전액을 지원하는 국가책임제 도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예방의학과 전공의에 대한 무조건적 지원이 아닌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가 예방의학을 전공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일명 ‘지‧필‧공 임상과목와 연계된 예방의학 활성화 방안’ 프로젝트는 다른 전문과목 전문의의 예방의학 복수전공시 인건비 전액을 국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학회는 필수의료 지속시키기 위해 예방의학과의 결합으로 발현될 수 있는 시너지에 주목, 지필공 강화 논리로 정부를 설득했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동의했다.
복지부는 학회 요구를 전격 수용해 관련 예산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재정당국과 협의가 이뤄지면 오는 2027년 예산안에 즉각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응급의학과 등 일부 전문과목의 전공의 지원율 제고를 위해 100만원 안팎의 별도 수당을 지급하기는 했지만 수련비용 전액을 보전해 주기 위한 예산 수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목표는 연간 1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평소 예방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을 감안하면 지원자 확보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실제 예방의학과는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공의 지원율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년 전 연간 40명 이상이던 지원자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지 오래고, 최근에는 지원자가 전무한 경우도 허다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공의 충원율이 100%로 표시되는 기현상에 다른 기피과목 대비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만성적인 전공의 부족을 이유로 사전에 모집 정원을 정해두지 않고 그 해 선발한 전공의 수 전체를 정원으로 하는 ‘사후정원 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후정원 제도를 적용하지 않은 예방의학과 전공의 순수 충원율은 최근 5년 간 10%대 초반에 머물러 기피과목 중에서도 가장 낮은 실정이다.
공중보건 위기를 겪을 때마다 예방의학과 전문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근본적인 처우 개선이나 지원책 마련이 전무하다 보니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이에 대한예방의학회는 전공의 지원 유인책 일환으로 수련비용 국가책임제를 추진했고, 복지부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마지막 예산 배정만 남겨 놓은 상황이다.
대한예방의학회 윤석준 회장은 “젊은세대 입장에서는 기초의학이다 보니 수입에 대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고,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작금의 상황대로라면 예방의학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번 수련비용 지원 정책이 반드시 성사돼 젊은의사들 유입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연간 10조원 규모 전공의 수련교육 비용을 국가 및 보험회사에서 지원하고 있다.
캐나다는 전공의 1인당 교육비를 연간 1억~1억2000만원 수준으로 지급하며, 영국은 전공의 급여 50% 및 수련교육 직접비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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