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치료-재활-사회 복귀를 연계하는 ‘한국형 약물법원’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행 ‘처벌’ 중심 방식만으로는 마약 중독의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한국법학교수회 등이 주최한 ‘마약문제 해결하기 위한 약물법원의 입법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마약사범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기존 적발·처벌 중심 대응만으로는 높은 재범율과 중독 악순환을 끊는 데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자로 나선 김한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 겸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마약사범 대응체계가 치료와 회복보다 사법절차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중독 문제 해결과 재범 방지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치료·재활을 강조한다고 해서 형사처벌을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효과적인 치료·재활 수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헀다.
김 부원장이 제안하는 한국형 약물법원은 1심 법원 내 ‘치료전담재판부’를 설치하고 치료보호 사법적 처분 전환을 골자로 하는 모델이다.
그는 “형사사건에서 치료적 보호처분으로 연계될 수 있는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 "판사가 치료과정 추적·관리, 환자 회복 가능성 제고 기여"
한국중독정신의학회 마약류중독특임이사인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사법적 개입을 통한 치료 기회가 중독 환자에게는 삶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천 병원장은 “기존 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는 치료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판사가 치료 과정을 추적·관리하는 약물법원이 치료 동기와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의미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안성훈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약물법원 도입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상자 범위를 중독 초기 단계 중심으로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재범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이 비교적 경미한 경우에는 기존 치료·보호 제도를 개선해서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덕 한국마약회복협회 이사장은 “약물법원은 처벌과 함께 치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중독 심화와 재범을 막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처벌과 치료 사이 단절을 연결하고 법적 위기를 치료와 회복의 기회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영석 의원은 한국형 약물법원이 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입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처벌을 위한 제도와 수단은 이미 적지 않지만 치료와 재활, 사회복귀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약물법원은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고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 사회적·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제도”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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