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수치료 과잉진료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관리급여 제도 충격이 일선 물리치료사들에게 쏠리고 있다.
병·의원들이 낮아진 도수치료 가격과 강화된 진료 기준을 이유로 치료실 운영을 축소하면서 임금 삭감과 인센티브 폐지, 권고사직 등 고용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잉진료를 관리하겠다는 정책 취지와 별개로 도수치료 현장을 담당해온 물리치료사들이 사실상 유탄을 맞고 잇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대한물리치료사협회에 따르면 최근 전국 병·의원에서 근무하는 물리치료사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98%가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으로 생존권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도수치료를 건강보험 관리급여 항목으로 전환했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95%로, 일반 건보 급여로 보긴 어려우나 건보 체계 안에서 가격, 진료 횟수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도수치료 가격은 1일당 4만3850원 수준으로 정해졌다. 치료는 주 2회 이내, 연간 총 15회까지만 인정된다. 관절 구축 또는 강직이 뚜렷한 환자는 의사 판단에 따라 연간 24회까지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은 기본물리, 재활치료를 먼저 시행해야 하고, 치료 전후 환자 상태와 효과도 기록해야 한다. 기준을 초과해 도수치료를 시행해도 건보나 환자에게 별도로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정부는 의료기관별 도수치료 가격 차이가 지나치게 크고 실손보험을 이용한 반복 치료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제도 도입 배경으로 들었다. 환자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문제는 현장에서는 회당 4만원대 가격으로 30분 이상 치료시간과 물리치료사 인건비, 공간 및 장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병·의원에서 도수치료실 규모를 줄이거나 운영 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책 시행을 앞두고 이미 근로조건 악화로 이어진 사례도 잇따랐다. 협회가 별도로 접수한 물리치료사 348명의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임금 동결 및 삭감이 16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인센티브 축소는 106건, 권고사직 및 부당해고는 98건으로 집계됐다.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전후로 수입 감소를 예상한 의료기관들이 인건비부터 줄이고 있다는 게 현장 주장이다.
임금 삭감·권고사직 현실화…물리치료사 고용 불안 확산
제도가 시행되기도 전부터 임금과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사례가 수백 건 접수됐다는 점은 의료기관의 경영 부담이 종사자에게 빠르게 전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도수치료 비중이 높은 정형외과와 재활의학과 의원, 중소병원에서 고용 불안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수치료실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전담 물리치료사를 고용해온 의료기관일수록 제도 변경에 따른 매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경기도 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은 최근 이달까지만 도수치료실을 운영하겠다고 내부에 공지했다.
관리급여 전환으로 진료 기준은 까다로워진 반면 수가는 기존 비급여 가격보다 낮아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도수치료를 전담하던 물리치료사 역시 치료실 운영이 종료되면 근무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상당수 의료기관이 도수치료 매출을 기반으로 전담 인력 기본급, 성과급을 지급해왔기 때문이다.
병원이 임의로 가격을 정하기 어려워지고 치료 횟수와 청구 기준까지 제한되면서 기존 수익 구조를 유지하기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양대림 대한물리치료사협회장은 “벼랑 끝에 선 회원들은 모든 것을 걸고 전면에 나서 이번 사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결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정당한 생존권을 찾기 위한 투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며 회원 연대와 국민들의 당연한 권리인 건강권을 수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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