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병원들이 날로 심화되는 경영난에 신음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머지않아 임계점에 다다를 것이라는 토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고질적인 저수가에도 근근히 버텨왔지만 최근 의료인력 수요를 늘리는 의료정책이 연이어 시행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일선 병원들 경영지표가 심상찮다. 2025년 병원급 의료기관 의료수익률은 –2.5%로 수 년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병원들이 벌어들이는 수입 보다 지출하는 비용이 많은 적자 구조가 계속되면서 병원 운영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유독 병원들에게 인색한 수가 구조에 기인한다. 실제 동네의원과 병원들의 수가 역전 현상이 벌어진지 수 년이 흘렀다.
실제 병원과 종합병원 행위료는 종별가산율을 포함해도 각각 의원급 의료기관 행위료의 92.0%와 96.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가는 의료행위마다 원가 등을 따져 ‘상대가치 점수’를 매기고 여기에 환산지수를 곱해 결정한다. 예를 들어 상대가치 점수가 100점, 환산지수가 93.6원이면 기본 가격은 9360원이 된다.
문제는 동네의원 환산지수가 병원보다 높다는 것이다.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동네의원보다 중등증 이상 환자를 보는 병원의 환산지수를 높여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거꾸로였다.
동네의원보다 진료량이 더 많다는 이유로 매년 병원 환산지수 인상률을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누적되다 보니 2021년부터는 동네의원 환산지수가 빅5 병원보다 높은 비정상적 ‘역전’이 발생했다.
가령 똑같은 소화기 내시경 검사를 했더라도 동네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6만8550원을, 상급종합병원은 6만7060원을 받는다.
동네의원은 이 밖에도 고가 비급여 진료까지 많다 보니 의료행위 난이도는 높지만 수가가 낮은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필수의료 의사들이 개원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내년부터 동네의원이 병원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종별 역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수가 결정 구조를 개편하기로 했지만 병원들 체감도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비정상적 수가 역전현상 수 년째
날로 치솟는 인건비…차별적 보상에 박탈감 심화
이처럼 가뜩이나 저수가로 힘겨운 상황에서 의료인력 수요를 늘리는 정책이 연이어 도입되면서 일선 병원들의 인건비 부담은 더욱 가중되는 실정이다.
의정사태 이후 △PA인력 양성화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간호법 및 보건의료인력지원법상 인력 배치 강화 등 병원들이 추가 채용해야 할 인력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실제 전년대비 병원급 의료기관의 의료인력 증가율은 의사 111.4%, 간호사 85.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 간 병원급 의료기관의 인건비는 7.5% 증가했다. 보건의료산업 전체 인건비 증가율 3.5%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여기에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로 인해 야간, 휴일, 연장근로가 많은 병원 근로자 특성상 병원들 인건비 부담은 더욱 심화된 상태다.
그럼에도 정부는 코로나19, 의정사태 등 비상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지급된 지원금 등을 이유로 병원계 수가를 1.2% 인상하는데 그쳤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저수가에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개원 이래 최악의 경영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대부분의 병원 지원책이 상급종합병원에 맞춰져 있다 보니 중소병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며 “동일한 의무에 차별적 지원 정책을 탈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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