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前 약물 조절 소홀…“1억3615만원 배상”
법원, 감염 감별·치료 지연 ‘과실’ 인정…수술 중 감염관리 책임은 배척
2026.07.21 12:17 댓글쓰기

척추 유합술에 앞서 환자가 복용하던 항혈소판제 중단을 고려하지 않고 수술 후 감염에 대한 감별진단과 치료를 늦춘 의사에게 억대 배상책임이 인정됐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최근 환자 A씨가 신경외과 의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B씨가 A씨에게 1억3615만2260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총 6억4056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1월 요통과 양쪽 다리 저림 등의 증상으로 B씨가 운영하는 병원을 찾았다. B씨는 요추 4∼5번 전방전위증과 추간판 팽윤, 중심성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단하고 내원 당일 신경공 경유 추체간 유합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A씨는 양쪽 다리 통증과 저림, 근력 저하 등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사흘 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다량의 혈종이 좌측 천추 1번 신경근과 경막낭을 압박하는 것을 확인하고 같은 날 혈종제거술을 시행했다.


A씨는 이후에도 양쪽 다리 근력 저하와 저림, 대·소변 기능장애와 발열 등을 보였다. 같은 해 7월에는 수술 부위에 삽입한 케이지가 내려앉고 위치가 이탈해 신경을 압박하는 소견이 확인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대학병원에서 케이지와 척추경 나사못 제거술, 디스크 절제술과 재유합술 등을 받았지만 A씨에게는 양쪽 다리 근력 저하와 배뇨 곤란, 보행장애 등 마미증후군에 해당하는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았다.


A씨는 B씨가 수술 전 항혈소판제인 클로피도그렐 복용을 중단시키지 않아 혈종 발생을 예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수술 후 혈종과 감염의 진단·치료도 늦어졌으며, 수술 과정에서 감염관리를 소홀히 하고 마비와 배뇨장애 등의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폈다.


법원은 이 가운데 수술 전 항혈소판제 중단을 고려하지 않은 점과 수술 후 감염에 대한 감별진단·치료를 지연한 점을 의료진의 과실로 인정했다.


척추수술처럼 출혈 위험이 큰 수술에서는 환자 항혈소판제 복용 여부를 확인하고 약물 중단 필요성을 검토해야 하는데, 혈액응고검사와 배액관 삽입만으로는 혈종 예방을 위한 주의의무를 모두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감염 대응도 미흡했다고 봤다. A씨에게 수술 후 발열과 통증, 염증수치 상승 등이 나타난 만큼 의료진이 수술 부위 심부감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감별하고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시행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법원은 수술 후 발생한 다량의 혈종과 수술 부위 감염이 마미증후군 등 후유장애를 초래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해 의료진의 과실과 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혈종 진단과 제거가 지연됐다는 환자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료진이 수술 후 환자 상태를 관찰하다가 왼쪽 발의 근력 저하를 확인한 뒤 MRI 검사를 시행했고, 혈종을 확인한 당일 제거술을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수술 과정에서 무균조작과 감염 예방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수술 부위에 감염이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수술 당시 의료진이 감염관리를 게을리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설명의무 위반 주장 역시 배척됐다. 법원은 수술동의서와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의료진이 수술 필요성과 방법, 합병증과 후유증 발생 가능성을 설명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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