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되나…李대통령 “검토”
이달 22일 회의서 언급… 박재일 대공협회장 “60년 방치된 제도 개선” 건의
2026.07.23 10:48 댓글쓰기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급격히 줄고 있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수급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복무기간과 처우 등 제도 개선 검토를 주문했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 의료계에서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의료정책 공개 현장에서 개선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은 지난 2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공보의 급감에 따른 지역 의료공백, 장기간 고착화된 복무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전남 영광군보건소에서 유일한 의사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전남 지역 섬 주민들을 진료하는 병원선 ‘전남 511호’에서 유일한 의사로 복무하고 있다.


그는 “현재 의과대학생들은 현역병을 갈지 공중보건의사를 갈지 고민하지 않는다”며 “현역병을 언제 갈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800명대였던 신규 공보의가 현재 90명대까지 줄었고 회복될 가능성도 요원하다”며 “현역병 처우, 복무기간은 지속적으로 개선됐지만 공보의 관련 제도는 사실상 60년 동안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의과 공보의 신규 편입 인원은 98명으로, 복무가 끝나는 인원 450명의 22%에 불과하다. 전체 의과 공보의도 2025년 945명에서 올해 593명으로 37% 감소했다.


복지부는 의정 갈등에 따른 수련·교육 공백과 현역병 입대 증가 등이 겹치면서 공보의 부족이 203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회장은 공보의 제도가 단순한 병역 대체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경로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공보의로 지역 공공의료 현장에서 일해도 이후 보건소장이나 의료정책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전무하다”며 “공보의 근무 경험이 경력 단절로 끝나지 않고 공공의료 분야의 장기적인 경력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9년 개교가 추진되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인력도 의무복무 기간만 채우고 떠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지역의사 양성 확대에 앞서 공보의와 지방의료원 의사, 보건소장, 공공의료 정책 전문가로 이어지는 경력 경로부터 설계해야 지속 가능한 인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현역병 여건만 개선…군의관·공보의 복무 부담 가중


이 대통령은 박 회장 발언 직후 군의관과 공보의 실제 복무기간을 확인하며 현행 제도의 불균형에 공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현역병 복무기간이 18개월인 데 비해 군의관과 공보의는 군사훈련 기간까지 더하면 3년을 넘긴다는 설명을 듣고 “과거에는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가 훨씬 낫다고 판단하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속된 말로 ‘미쳤냐, 거길 가게’라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상태로 놔두면 다 안 가버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군의관뿐 아니라 농어촌과 도서지역 의료를 담당하는 공보의 확보가 동시에 어려워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올해 군의관 훈련소 입영 인원은 304명으로 전년도 편입 인원 692명보다 약 56% 줄었다.


반면 올해 전역하는 군의관은 700명을 넘어 전체 군의관 현원이 400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생 현역병 입영자는 2020년 150명에서 2025년 28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현재 국회에는 군의관과 공보의 복무기간을 현행 36개월에서 24개월 또는 26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의 병역법·군인사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두 배 이상 긴 복무기간을 조정해 젊은 의사들의 군의관·공보의 편입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복무기간 단축은 국방부의 군 의료인력 수요와 다른 단기복무 장교와의 형평성, 매년 필요한 신규 군의관 충원 규모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해 단독적으로 결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군의관·공보의 기피를 개인 선택이나 젊은 의사들 책임이 아닌, 현역병 처우 개선을 따라가지 못한 제도적 불균형 결과로 규정했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향후 논의가 복무기간 단축에 그치지 않고 훈련기간 포함, 보수와 근무환경 개선, 지역 공공의료 경력 인정, 보건소장 등 공공의료 분야 진출경로 구축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일반 병사 복무 여건을 개선하고 복무기간을 줄이면서 공보의와 군의관 제도는 그대로 놔두다 보니 상황이 역전됐다”며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실제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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