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의료사고 이력’ 공개 추진…의료계 ‘우려’
변호사 출신 이소희 의원, 국회 토론회 개최…“필수의료 기피 더 심화”
2026.07.28 22:34 댓글쓰기

국회에서 환자가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며 강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사고 이력,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라는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다. 의협은 이번 토론회에 불참한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작년 인요한 의원이 사퇴하면서 그 자리를 승계받았다. 본인이 의료사고 피해자라고 밝힌 이 의원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수술대에 오르는 국민이 없어야 한다”고 토론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15살 때 척추측만증 수술을 받다 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된 그는 "환자가 실질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알권리와 선택권으로 돌려놓겠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에선 의료사고 이력 공개 대상과 기간, 정보 범위, 제공 방식, 환자 접근절차, 의료인 권리 보호 장치 등을 비롯한 다른 전문직의 징계정보 공개 제도와 해외 사례 등도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번 제도 추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가뜩이나 사법적인 부담으로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한데 이를 더욱 부추기는 제도가 될 것이란 평가다. 


특히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 고위험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필수과들은 의료분쟁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의료사고’라는 기준으로 공개하면 위험을 감수하며 중증 및 응급진료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 제도가 만들어지면 세상이 어떻게 반응하고 움직일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것 같다”며 “특히 ‘의료사고’라는 단어가 제도 명칭에 들어간 것부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사고는 과실이 입증된 사례도 있지만 무과실 의료사고도 있다”며 “어느 범위까지 의료사고로 정의하고, 정보를 어떻게 공개할 것인지 등이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사법적인 부담이 필수의료 지원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고 있는데, 의료사고 이력 공개제도가 추진되면 의사들은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분야로 이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사람 생명을 다루는 필수의료와 같이 위험 부담이 큰 영역은 사라지게 된다”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등 그간 여러 판결이 의료계에 미친 영향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변호사와 의사는 직무나 역할, 책임이 다른데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투명성 강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성근 대변인은 “이 의원이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헷갈리고 있는 것 같다”며 “변호사는 법을 다루는 일을 하다보니 정보 공개가 필요하지만 의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형평성이 중요하다면 전문직이 아닌 모든 직군에 대해 오픈해야 하지 않겠느냐.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는 투명한 사회가 무조건 좋다고 보는 것은 ‘유아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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