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의료 개혁이 필수의료 뿐만 아니라 노인의료 현장에도 추진된다. 기준병상, 수가체계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매머드급 변화가 예고돼 귀추가 주목된다.
요양병원의 전면적 기능 재정립이라는 기치 아래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차단하고 중증환자를 담당하는 병원들에 대해서는 적정 보상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이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있는 만큼 요양병원들의 임종의료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8일 열린 ‘요양병원 의료혁신 및 간병서비스 제도화 추진 방향 토론회’에서 이 같은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우선 지난 2008년 도입 이후 2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요양병원 일당정액제에 대한 변화가 예고됐다.
하루 단위로 설정된 수가 내에서는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없는 만큼 중증환자에 충분한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별도 보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급성기 병원 처럼 일당정액제로의 전면적 전환이 아닌 일당정액제 자체는 유지하되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와 치료재료 등은 별도 보상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의료최고도와 의료고도 수가는 최대 30%까지 과감하게 인상하기로 했다. 환자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인상폭도 커지는 구조다.
현재 6인실로 지정돼 있는 기준병상을 급성기 병원과 동일하게 4인실로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다만 신설 병원에 우선 적용하되, 기존 병원들은 유예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요양병원도 엄연한 의료기관인 만큼 환자안전과 감염관리 차원에서라도 기준병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 차단 대책도 가동된다. 전체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경증환자 본인부담률을 대폭 높이는 한편 장기입원에 대한 급여비 차감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경도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현행 20%에서 40%로, 선택입원군 본인부담률은 현행 40%에서 60%로 상향 조정된다.
이와 함께 경증환자는 본인부담상한제 적용을 제외시키는 등 의료 필요도가 높지 않은 경증환자들의 요양병원 입원 문턱을 대폭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생애 말기 환자들의 요양병원 이용률이 높은 만큼 완화의료, 임종의료 등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통합돌봄과의 연계를 위한 재택의료도 허용키로 했다.
실제 복지부는 완화의료, 재택의료, 임종의료를 요양병원의 특화 기능으로 지목하고 이를 위한 별도 보상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현행 300병상 이상 병원에 적용되고 있는 임종실 설치 의무화 규정을 모든 의료중심 요양병원에 적용키로 하는 등 완화의료 기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의료 역량이 부족해 제도권 잔류가 힘든 요양병원들이 요양시설로 전환할 수 있는 기전도 마련키로 했다.
현재 1300여개 요양병원 중 의료법인이 운영 중인 곳이 500여개다. 우선 의료법인 인수, 합병 등을 통해 요양시설로의 기능 전환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요양시설 설립을 위한 장소 규제도 완화하는 등 의료 역량이 부족한 요양병원들에게 퇴로를 열어준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공인식 건강보험지불혁신추진단장은 “요양병원 개혁은 사회적 입원 차단과 의료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간병비 급여화와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성 평가 방식도 대폭 개선해 중증도에 따라 보상체계가 달라지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현장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개혁안을 구체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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