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환자 치료 ‘8주 제한’…최종 입법 단계 돌입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 차관회의 상정…韓 “왜 이렇게 서두르나”
2026.07.31 05:57 댓글쓰기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치료 기간을 ‘8주’로 제한하는 방안이 최초 추진 후 1년 지연된 가운데, 정부가 최종 입법 단계에 돌입했다. 


그동안 수차례 반대 집회를 벌이며 입법을 필사적으로 저지해 온 한의계는 “서두르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법제처 정부입법 현황에 따르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날 29회 차관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다. 


지난해 7월 30일 국토교통부가 해당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지 1년 만이다. 개정안이 차관회의를 통과하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공포되며, 차관회의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개정안은 상해 12급~14급에 해당하는 경상환자가 교통사고 발생일로부터 8주를 초과해 치료받으려는 경우, 보험회사에 상해 정도 및 치료 경과 등의 자료를 제출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치료 필요성·기간은 보험사 요청을 받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검토하며, 검토 결과는 환자와 보험회사에 통지된다. 이의가 있는 환자는 직접 또는 보험회사 등에 요청해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자동차보험료에 대한 국민 부담을 완화하고 교통사고 환자에게 적정한 배상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대책’ 후속조치로 해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일정 상으로는 금년 1월 1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계속 연기됐고 3월말 법제처 심사 마무리 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의협 “상해등급 체계 합리적 조정 후 치료기간 논의해야”


그동안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국회, 청와대, 국토부 앞에서 반대 집회를 개최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차관회의에 개정안이 상정되자 한의협은 분노했다. 한의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개정 재추진은 강한 유감이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도외시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의협은 현재 상해등급 체계는 치료기간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기준으로 활용하기 적절하지 않고, 상해등급 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한 후 치료기간을 논의하는 게 옳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한의협은 “같은 상병명이라도 환자 손상 정도는 경증부터 중증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 치료기간 역시 환자 개개인 손상 정도와 회복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의학적 판단은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상병명만으로 치료기간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의료 현실을 외면한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힐난했다. 


일례로 경추 염좌, 요추 염좌, 견관절 염좌, 슬관절 염좌 등의 상병도 단순한 근육 긴장 수준에 그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인대 부분 파열이나 심한 기능장애를 동반하는 환자도 있다는 것이다. 


흉부 타박상, 무릎 타박상 등 역시 경미한 멍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심부 연부조직 손상이나 지속적인 통증으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의협은 지적했다. 


한의협은 “이러한 문제 제기를 국토부도 일정 부분 수용해 자동차보험 상해등급 재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면서 연구 결과가 도출되기도 전에 개정안을 차관회의에 기습 상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 일관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사회적 논의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 손해보험사의 비용 절감을 우선 고려하는 게 아니라면 졸속적이고 파행적 행태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속적인 한의협 반대 주장에 반박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4월 국토부는 설명자료 속 사례를 통해 ‘경상환자가 8주 이내 치료를 종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경상환자 약 90%는 향후 치료비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8주 이내 치료를 종결했다. 또 향후 치료비를 수령한 경상환자 약 84%는 의료기관 추가치료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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