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술비를 할인해주는 대가로 홍보모델에게 성형수술 후기를 작성토록 한 뒤 이를 일반 환자의 자발적인 경험담처럼 광고한 성형외과병원 3곳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확인된 후기 광고 게시물만 총 1567건에 달한다. 일부 병원은 성형 관련 온라인 카페와 미용의료 플랫폼까지 활용해 광고를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공정위에 따르면 뷰성형외과와 에이비성형외과, 디에이성형외과병원은 홍보모델에게 수술비 할인 등 경제적 대가를 제공하고 후기를 작성하게 하면서 병원과 작성자 간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뷰성형외과, ‘여우야’에 후기 996건…조회수 77만회
제재 대상 가운데 광고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뷰성형외과다.
뷰성형외과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홍보모델 46명에게 수술비를 할인해주는 대가로 네이버 성형 카페 ‘여우야’에 병원을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내용의 후기 광고 996건을 올리도록 했다.
해당 게시물 누적 조회수는 총 77만4994회에 달했다. 홍보모델에게 제공된 수술비 할인액은 총 7854만원으로 집계됐다. 모델별 할인 금액은 6만원에서 최대 600만원이었다.
병원은 후기 작성을 담보하기 위해 일부 홍보모델에게 50만원 보증금을 내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후기와 사진을 제출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동의서도 작성했다.
홍보모델들은 수술 전(前) 상담 후기부터 수술 후(後) 1년까지 일정한 분량의 글과 사진을 반복적으로 제출했다. 병원 직원이 개인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자료 제출 여부를 관리하기도 했다.
뷰성형외과는 이와 별도로 2021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홍보모델 후기 39건을 병원 홈페이지에도 게재했다.
그러나 카페와 홈페이지 어디에도 수술비 할인 등 경제적 대가가 제공됐다는 사실을 표시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뷰성형외과에 광고행위 중지 및 재발 방지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장기간 광고가 이어졌고 조회수가 70만회를 넘은 점 등을 고려해 제재 사실을 병원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6일간 팝업으로 공표하도록 했다.
에이비성형외과, 앱·카페 넘어 홈페이지 후기 382건
에이비성형외과도 2021년부터 홍보모델 63명에게 수술비를 할인해주는 조건으로 미용의료 앱과 네이버 카페에 후기 광고를 게재토록 했다.
공정위가 확인한 외부 광고는 총 63건이다. 매체별로는 미용의료 앱 바비톡 47건, 강남언니 12건, 네이버 카페 여우야 3건, 또 다른 성형 관련 카페 1건이다.
병원 측이 홍보모델들의 외부 게시물을 일일이 관리하지 못했다고 소명한 만큼 실제 게재 건수는 이보다 많을 가능성도 있다.
에이비성형외과는 외부 플랫폼에 올라온 후기들을 취합해 2023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병원 홈페이지에 총 382건을 게시했다. 홈페이지 후기 누적 조회수는 16만7589회로 집계됐다.
병원은 통상 수술 당일부터 2주차까지 사진과 후기를 제출토록 하고, 수술 후 1개월부터 12개월까지는 매달 사진 30장과 후기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보모델 계약 기간은 통상 5년이었다.
공정위는 외부 앱과 카페에 게재된 광고의 위법 상태가 심의 당시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즉시 중지 및 재발 방지 명령을 내렸다.
디에이성형외과, 할인액만 11억원…최장 5년 후기 요구
디에이성형외과는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수술비를 할인받은 홍보모델 63명의 후기 광고 87건을 병원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홍보모델들에게 제공된 경제적 이익은 총 11억30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세 병원 가운데 의결서를 통해 확인된 할인액 규모가 가장 컸다.
디에이성형외과는 홍보모델과 계약을 맺고 수술 전·후 사진과 후기를 반복적으로 요구했다.
수술 후 1주차부터 3주차까지는 매주, 1개월부터 6개월까지는 매월 후기를 작성하도록 했으며 이후에도 3~5년의 계약 기간 동안 매년 후기를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병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후기에는 모델들이 수술비를 할인받았다는 사실이 표시되지 않았다.
디에이성형외과는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12월 홈페이지 후기 페이지에 경제적 대가가 제공된 후기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공정위는 이를 자진 시정으로 보고 재발 방지 명령을 부과했다.
공정위 “실제 환자 경험담으로 오인”…확인된 게시물 1567건
세 병원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밝히지 않고 게시한 것으로 확인된 광고물은 외부 플랫폼과 병원 홈페이지를 합쳐 총 1567건이다.
공정위는 성형수술의 경우 환자마다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가 병원 공식 정보보다 실제 이용자 경험에 기반한 후기를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봤다.
특히 해당 게시물에는 수술 전후 사진뿐만 아니라 의료진 전문성 및 직원 친절도, 수술 결과에 대한 만족감과 주변 반응 등 주관적인 평가가 포함됐다.
경제적 대가가 표시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이를 홍보모델이 아닌 일반 환자의 자발적인 후기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는 “병원과 후기 작성자 사이 경제적 이해관계는 광고인지, 개인적인 경험담인지를 구분하는 중요한 정보”라며 “이를 누락한 행위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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