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가 말하기 어려워하는 불편을 먼저 알아채고 질문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2026년도 제91회 의사국가시험에서 공동수석을 차지한 인제의대 손다빈씨가 밝힌 포부다.
이번 시험에는 1797명이 응시해 1631명이 합격했다. 손씨는 경희의대 박시형씨와 함께 320점 만점에 306점을 받아 공동수석을 차지했다.
수석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손씨는 시험 후 국시 준비용 온라인 플랫폼에 가채점 점수를 입력했을 때 예상 순위가 6등으로 나와 시험을 잘 봤다는 데 만족하고 있었다. 이후 학교 행정실 연락을 받고서야 공동수석을 알았다.
손씨는 “예상하지 못해 많이 놀랐다”며 “가장 먼저 가족과 친한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했고 모두 함께 기뻐해 줬다”고 말했다.
뜻밖의 수석 소식 뒤에는 평소 학업부터 기출문제 오답 선지까지 놓치지 않은 공부 습관이 있었다.
손씨는 의사국시 준비 기간을 따로 정해두기보다 평소 의대에서 치르는 시험을 충실히 준비했고, 본과 3·4학년 임상실습 과정에서 부족한 지식을 보완했다.
그는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는 편이었고 그 공부가 가장 기본이 됐다”며 “본과 3·4학년 임상실습을 하면서 국시 준비용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부족한 지식을 보충하고 정교화했다”고 말했다.
개념을 익힌 뒤에는 기출문제의 정답뿐 아니라 오답 선지까지 분석했다. 선지에 등장한 질환과 치료법이 무엇인지, 어떤 적응증에서 사용하는지 추가로 확인하며 공부 범위를 넓혔다.
손씨는 “정답만 알면 추가로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이 많지 않다”며 “다른 선지에 나온 질환은 어떤 질환인지, 해당 치료는 어느 질환과 적응증에 사용할 수 있는지까지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최신 진료지침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겼다. 결핵과 천식, 당뇨병처럼 진료지침이 개정되는 질환은 공부 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찾아봤다.
그는 “가이드라인이 바뀌어도 온라인 플랫폼에는 업데이트가 늦는 경우가 있다”며 “관련 학회에서 나온 최신 가이드라인을 직접 찾아보며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생소한 질환·치료 문제 등장…심잡음 청진 인상적
이번 시험은 손씨에게도 쉽지 않았다. 기존 기출에서 익힌 지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생소한 질환과 치료, 변형된 문제를 해석하고 선지를 가려내는 판단력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손씨는 “기출문제를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면 유형에 익숙해지는데 실제 시험에서 조금만 다르게 나오더라도 어렵게 느껴진다”며 “이런 치료나 질환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생소한 내용도 있었고, 그런 문제는 다른 선지를 하나씩 배제하면서 풀었다”고 말했다.
특히 동영상을 보고 답을 고르는 멀티미디어 문항 가운데 심잡음 청진 문제가 기억에 남았다.
그는 “심잡음 문제를 연습하고 시험에 들어갔지만 실제 시험에서 들으니 알고 있던 소리와 다소 다르게 느껴졌다”며 “후배들도 심잡음 청진을 충분히 연습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1년 반만에 학업 복귀…하반기 수련 시작 걱정
이번 국시는 의정갈등으로 학사 일정이 늦어진 의대생들을 위해 통상적인 연례 시험과 별도로 마련됐다. 손씨 역시 장기간 복귀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업과 시험을 준비해야 했다.
손씨는 “약 1년 반 동안 언제 복귀하게 될지, 휴학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던 불안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며 “갑작스럽게 복귀가 결정되고 국시 일정도 잡히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모두가 복잡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통상적인 일정과 달리 하반기에 국시와 인턴 모집이 이어지는 데 대한 걱정도 있다.
그는 “보통 3월부터 이어지는 과정이 이번에는 9월에도 진행되다 보니 반년의 차이가 이후 수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동기들 고민이 많다”며 “학생과 병원 모두 처음 겪는 일정인 만큼 원활하게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씨는 인턴과 전공의 과정을 밟을 계획이지만 아직 희망 진료과는 정하지 않았다.
그는 “학생으로서 경험과 의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환자를 보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인턴 때 여러 과를 경험한 뒤 평생 보람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손씨는 “공부를 깊이 할수록 부족한 부분이 더 잘 보이고 열심히 한 친구들이 더 불안해하는 경우도 많다”며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동기들과 서로 격려하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차분하게 준비했으면 한다”고 후배들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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