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20.3%를 돌파,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신속한 전문의 개입으로 파킨슨과 치매 등 다양한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내의원 이상범 원장(제1저자)과 박건우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신경과(제2저자) 교수는 최근 대한신경과학회지(Journal of the Korean Neurological Association, JKNA)에 '초고령사회에서 신경과 전문의 주도 재택의료의 임상적 당위성과 정책적 실현 방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의료시스템은 내원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약 140만명에 달하는 거동 불편 노인들이 전문적인 신경과 진료를 받지 못하는 ‘신경학적 사막화’ 현상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낙상이나 흡인성 폐렴 등 예방 가능한 합병증으로 응급실을 전전하거나 돌봄 부재로 인해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사회적 입원의 굴레에 빠지고 있다.
지난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돼 ‘살던 곳에서의 지속 거주’를 법적 목표로 제시하고 있지만, 신경계 질환 특유의 복잡성을 해결하려면 신경과 전문의 참여가 필연적이라는 분석이다.
신경과 전문의, 파킨슨 등 즉각 대응 ‘가능’
연구진은 재택의료 현장에서 흔히 마주하는 노쇠 이면에는 구체적이고 치료 가능한 신경계 병리가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경과 전문의는 보행 패턴 등을 분석해 소뇌실조, 기저핵 질환, 정상압수두증 등을 감별해 낼 수 있는 고도의 진단적 통찰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환자의 실제 생활 환경을 관찰하는 생태학적 타당성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동결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을 식별하고 즉각적인 수정을 지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환자가 복용 중인 모든 약물을 확인해 인지 저하나 추체외로 증상을 잡아내는 정교한 약물 조정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진행성 신경계 질환은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인 만큼, 질병의 자연 경과를 가장 정확히 예측하는 신경과 전문의가 다학제팀 리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현재 정부는 치매 환자가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관리받을 수 있도록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을 2026년 6월까지 1차 운영 중이며,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및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등을 통해서도 신경과 전문의 참여 경로가 점차 확장되는 추세다.
신경과 전문의 ‘가산 수가체계’ 필요
연구진은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 세 가지 정책적 변화를 제시했다.
먼저 복잡한 신경계 증상을 감별하고 다약제를 조정하는 고도의 전문행위에 대한 신경과 전문 가산 등 특수성을 반영한 수가 체계 확립을 촉구했다.
또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과 같은 질환 특화 모델을 파킨슨병, 뇌졸중, 근위축측삭경화증 등으로 확대하고, 돌봄통합지원법 체계 내 신경과 전문의 역할을 명문화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전공의들이 가정 환경 진료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신경학 교육 과정을 필수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연구진은 “신경과 전문의가 진료실 문을 열고 환자 삶 속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초고령사회의 신경학적 사막은 생명 터전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환자 존엄을 지키는 길인 동시에 우리 사회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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