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상속세 폭탄’ 예고…지역의료 기반 ‘위협’
재경부 세제개편안, ‘의업(醫業) 대물림’ 빨간불…병협 “법률 개정 저지”
2026.08.10 05:18 댓글쓰기



정부가 가업상속 공제 대상에서 병원 제외를 예고하면서 대(代)를 이어 의업(醫業)을 수행 중인 일선 개인병원들에 비상이 걸렸다.


병원계는 단순히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수준을 넘어 의료기관 지속가능성과 지역의료 기반까지 위협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면서 유관단체들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등 가업상속 문제가 한여름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가 개편안 발표 직후 입법예고에 나서는 등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병원계는 총력을 다해 가업상속 대상에서 병원이 제외되는 상황을 막아내겠다는 의지다.


실제 대한병원협회는 재정경제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만큼 당혹스럽지만 아직 의견수렴 절차 등이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병원협회는 우선 법률자문을 통해 가업상속 대상에 병원을 제외시키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법률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가업상속 예외 대상에는 병원과 함께 약국도 포함돼 있는 만큼 대한약사회 등 다른 유관단체들과의 공동대응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재경부, 법 개정 속도전…병원계, 강력 반발


병원계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번 개편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입법예고 기간 내 정부 의견제출 및 국회 심의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의견 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병원은 개정 취지인 ‘전문기술·경영상 노하우의 승계’에 가장 부합하는 업종임에도 판단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개정안은 ‘가업’을 특허권, 영업비밀, 산업기술, 숙련기술 및 이와 유사한 수준의 전문기술·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 정의했다.


이 중 숙련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업무를 잘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로서 해당 업무에 관한 지속적인 경험과 학습을 통해 얻어지는 기술’로 정의돼 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술기와 진료 프로토콜, 감염관리·환자안전 체계, 다직종 협업에 기반한 병원 운영 노하우는 이 정의에 부합한다는 게 병원들의 주장이다.


특히 의술은 문서화만으로는 이전될 수 없어 세대 간 직접 전수를 통해서만 승계되는 대표적인 숙련기술이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다수의 병원은 치료기술·의료기기·디지털헬스 분야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첨단재생의료·세포치료 등 산업기술에 해당하는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병원은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은 기술·노하우로 사업하는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니고, 부동산 임대소득이나 이자·배당소득이 주된 소득인 기업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국 병원은 개정안의 ‘가업’ 정의 규정에는 부합함에도 업종 자체가 배제됨으로써 신설되는 가업상속공제 심사위원회의 개별 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의술(醫術), 세대 전수 필요한 숙련기술


병원을 마트·주차장업·창고업 등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당함을 토로했다.


정부가 이번에 배제한 업종들 공통점은 부동산 등 자산 보유 자체가 수익 원천이 되거나 대체가능성이 높아 상속세 부담 회피를 위한 자산 이전의 통로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개편안이 밝힌 ‘과도한 토지 보유를 통해 상속세를 회피하려는 유인 축소’, ‘공제대상 자산의  60% 이상이 토지’라는 문제의식 또한 이러한 자산보유형 업종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병원에는 이러한 우려가 구조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의료기관은 의료인 등 법정 개설주체만 개설할 수 있으므로, 상속인이 면허를 보유하고 직접 진료와 경영에 종사하지 않는 한 승계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산만 물려받는 형태의 ‘편법 상속’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의료기관은  자유로운 양도·전매가 제한되며, 개설·변경에 행정관청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병원 자산의 상당 부분은 의료장비·특수설비 등 타 용도로 전용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자산 자체의 환가를 목적으로 승계할 실익이 없다.


오히려 병원은 개정안이 신설한 관리기간 10년, 근로자 수 및 총급여액 90% 이상 유지 등 사후관리요건을 가장 안정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업종이라는 주장이다.


상속인이 의료인으로서 직접 진료에 종사하고 인력을 유지하지 않으면 병원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후관리를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업종을 지원대상에서 먼저 배제한 것은 정책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지역‧필수의료 강화 정책과 정면 배치


지역의료 인프라 붕괴에 대한 영향 분석과 보완 대책이 제시되지 않은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의료법인이 아닌 개인병원은 상속 시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구간별로 최고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가업상속 공제가 배제될 경우 막대한 상속세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특히 지방 중소병원은 유동자산 비중이 낮고 토지·건물·의료장비 등 비유동자산 비중이 높아 납세재원 조달이 곤란하며, 지방에서는 병원을 인수할 수요 자체가 희박한 실정이다.


결국 매각 또는 폐업 외에 선택지가 없고, 이는 곧 해당 지역의 의료공백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응급·분만·소아·중증 등 필수의료 취약지를 확대시켜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 및 지역·필수의료 강화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정부는 경영기간 요건을 30년 이상으로 강화해 ‘장수기업’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한 지역에서 오랜 세월 존속해 온 병원을 제외시킨 것은 취지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필수의료 수행 병원의 승계 단절은 필수의료 정책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는 수익성이 낮아 민간병원의 사명감과 수십 년간 축적된 인력·운영 체계에 의해 유지되고 있지만 승계가 단절되면 즉시 중단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필수의료를 수행하는 병원일수록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분만실 등 상시 가동해야 하는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상속재산 평가액은 크게 산정되는 반면, 실제 현금 창출력은 낮다.


자산 규모와 상속세 부담 능력의 괴리가 가장 큰 업종이 바로 필수의료 수행 병원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중소병원 원장은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다른 한편에서 필수의료 병원의 승계를 차단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 간 상충”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병원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가업상속 공제 대상을 유지시켜야 한다”며 “전면 유지가 어려우면 최소한 의료취약지 병원과 필수의료 수행 병원은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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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답변 글쓰기
0 / 2000
  • 붉은정책이네 08.10 12:21
    개인 종합병원들 박살내서 흡수해서 공공의료기관으로 만들려는 정책이네... 개인재산 뺏어서  국가 재산으로... 전형적인 붉은정책
  • ㅇㅇㅇㅇㅇ 08.10 10:21
    중소병원은 망해도 대한민국 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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