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청소년기부터 서서히 신장을 망가뜨리는 유전성 신장질환 ‘알포트 증후군’ 진단과 치료를 위한 표준 진료 권고안이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지현 교수팀은 알포트 증후군에 진단·치료 방식을 통일하기 위한 권고안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어떤 치료법이 효과가 확실하고, 어떤 치료법은 아직 근거가 부족한지를 국내 임상 현실에 맞게 명확히 구분해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대한신장학회 유전신질환연구회(위원장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희경 교수)가 추진한 사업 일환이며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안요한 교수도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알포트 증후군은 빠른 진단과 표준화된 치료가 중요하지만 국내에 표준 진료지침 및 기준이 없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유럽 등에서는 진료 권고안이 정립돼 있지만 국내는 진료 환경이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고 병원마다 진단·치료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실제 김지현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국내 인식도 조사에서도 알포트 증후군이 다른 만성콩팥병과 증상이 비슷해 오진되거나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소아청소년과, 신장내과, 병리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 여러 분야 전문가와 함께 국내외 논문 622편을 검토,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했다.
특히 치료법 부분은 국제 표준 방식에 따라 각 연구의 신뢰도를 하나하나 평가한 뒤 권고 등급을 매겼다.
핵심은 치료법을 근거 수준에 따라 명확히 나눈 데 있다.
구체적으로 단백뇨를 줄이고 신장을 보호하는 혈압약인 ‘안지오텐신 차단제(RAS 차단제)’를 이용한 치료는 신장 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충분히 입증돼 ‘강력 권고’로 제시됐다.
여러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해당 치료는 신부전 진행 위험이 약 67%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 초기부터 시작해 빠르게 최대 용량까지 늘려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치료 시작 시점은 소변에서 미량의 단백질이 검출되는 ‘미세알부민뇨’ 단계가 기준이며 병이 빠르게 진행할 위험이 큰 고위험군은 단백뇨 없이 미세혈뇨만 있어도 더 일찍 치료를 시작토록 했다.
반면 사이클로스포린,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SGLT2 억제제는 단기적인 단백뇨 감소 효과는 있었지만 장기적인 신장 보호 효과의 근거가 부족해 사용 권고는 유보됐다.
권고안은 향후 국내 의료기관에서 알포트 증후군 환자 진단과 치료, 장기 관리 표준지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한신장학회 및 대한소아신장학회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김지현 교수는 “알포트 증후군은 언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질환”이라며 “이번 권고안은 단순히 치료 옵션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근거가 확립된 치료와 아직 부족한 치료를 명확히 구분해 표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 현장 혼란을 줄이고 환자들 신장 예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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