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 의료사고 형사처벌 이력 공개’ 의제를 띄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소희 의원(국민의힘)이 연일 의료계 민감한 사안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2번의 토론회에 의료계단체 전원 불참이라는 냉랭한 반응에도 거침없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 및 의사 형사특례 위헌성에 이어 이번엔 전문의 자격 재심사, 의료인 면허 재교부 제도까지 공론의 장으로 끌어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11일 이소희 의원은 전날 주최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 소회를 밝히며 이 같은 계획을 시사했다. 그가 후반기 국회 복지위 합류 후 지속적으로 밝힌 목표는 환자와 의료인 모두를 보호하면서 두 당사자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 의원은 “중요한 국민 권리를 제한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엄격한 근거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이 원칙에 따라 의료제도를 하나하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사고 이력 공개제도 입법,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미비점 보완, 전문의 자격 재심사제 도입 논의, 의료인 면허 재교부 제도 개선 논의, 보건복지부 내 환자안전과 신설 논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이 의원이 주목한 전문의 자격 재심사제는 지난달 29일 의료사고 이력 공개 관련 첫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았던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가 제시한 아이디어다.
권 교수는 “정형외과 의사가 수년간 수술을 안 했다면 정형외과 전문의라고 할 수 있나”라고 물음을 던지며 “우리나라는 한 번 전문의 자격을 땄으면 영원히 전문의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이 의사를 불신하게 만드는 구조 중 하나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의사 보수교육은 연간 8시간 수준인데 전 세계 평균은 연간 50시간이다”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응급실 근무를 오래 하지 않았다가 다시 근무코자 한다면 1~2년 재교육을 실시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불어 환자안전과 신설 추진도 주장했다.
이소희 의원의 또 다른 검토 대상인 의료인 면허 재교부 제도는 8월 10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언급됐다.
이날 이정민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변호사는 반복적 의료사고를 초래한 의료인에게 최소한의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수 없는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최근 의료법 개정으로 업무상과실치사상을 제외하고 형사범죄로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러나 2000년 개정 때와 마찬가지로 의료사고로 환자를 사상케 한 의료인에 대해서는 면허취소 사유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의사는 성역 아니고 안정적 진료환경 구축과 함께 피해자 권리도 중요”
이소희 의원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위헌성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다. 개정안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형사특례를 신설, 의사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해도 민사상 손해배상금 지급이 완료됐을 경우 형사기소를 제한하는 게 골자다.
관련 토론회에서 박천우 법무법인 LKB평산 변호사는 개정안이 형사절차 진입을 원천봉쇄했다는 점 등에서 “의사를 헌법 위에 존재하게 하는 건국 이래 최대 의사 특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소희 의원은 박 변호사 주장에 깊이 공감을 표하면서 “의사는 헌법 위에 존재하는 성역이 아니다.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을 만드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료사고 피해자와 그 가족의 권리가 뒤로 밀려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이어 “필수의료 기피가 실제 의료사고 형사책임 위험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 아니면 형사특례를 확대하면 필수의료 인력이 실제 늘어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실증자료가 우선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은 ‘필수의료가 위축된다’는 막연한 공포 마케팅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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