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고령인구 정형외과 수술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수술을 시행하는 일선 병원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늘어나는 수술 수요에 반색해야 하지만 중증분류체계의 구조적 한계 탓에 정형외과 수술 대부분이 비중증으로 분류돼 제대로된 보상을 받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고령환자 골절수술은 단순히 통증 완화 차원을 넘어 와병, 낙상, 우울증을 예방하는 만큼 의료계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의료행위로 여기고 있다.
특히 고령환자는 대부분 중등도의 만성적 내과질환을 동반하고, 심한 경우 심부전이나 간경화를 앓고 있어 중환자 수준의 다학적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심한 동반질환을 갖고 있더라도 현실에서는 중환자가 아니다. 우리나라 중증도 분류체계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암이나 심뇌혈관, 희귀·난치성질환, 이식환자, ICU(중환자실) 치료가 요구되는 다발성골절이나 장기손상, 대량출혈이 있는 중증외상가 아니면 중증환자 코드를 잡을 수 없다.
그렇다보니 인공관절 수술 점유율이 50~60%에 이르는 정형외과 병원들로서는 중환자 수준의 치료를 하면서 중증진료 보상은 받지 못해 수익률 악화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관절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병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관절전문병을 찾는 인공관절 수술환자 대다수는 70세 이상 고령층으로, 복합질환을 동반하는 만큼 상급종합병원 버금가는 수술 난이도와 수술 후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제도적 한계로 중환자실을 운영하지 못해 병동 내 24시간 밀착 모니터링, 신체 합병증 예방, 다학제 협진체계 등으로 집중관리를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소재 관절전문병원 원장은 “중환자실 입원 여부나 종별을 기준으로 중증도를 평가하는 분류체계상 고위험도 환자를 치료하다라도 중중진료 보상은 받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중증진료 보상을 받는 상급종합병원도 수지를 맞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낮은 수가로 정형외과 분야 수술 손익률이 마이너스 52%에 달해 정형외과 전문의 사직률이 15%에 이르고 점차 정형외과 진료를 축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과거 대학병원이 중심이었던 고난도 인공관절 수술이 전문성을 갖춘 전문병원이나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단일 수술명’에 의존해 환자의 연령, 동반 기저질환, 재수술 여부 등을 포괄하지 못하는 현행 중증도 평가체계 탓이다.
사실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뤄지는 초고령 환자 인공관절 치환술, 척추 재수술, 암 병력 환자의 유합술 등은 집중치료와 다학제적 협진이 필수적인 고난도의 필수의료 영역이다.
그럼에도 정형외과는 중증도가 낮은 진료과로 분류돼 수가 산정 및 기능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상급종합병원 내 진료 인프라 축소와 전문인력 대규모 이탈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 최근 1년 새 수도권 상급종병 의료진 사직률은 13.2%, 지방은 19.1%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프라 붕괴는 고도의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중증환자 치료 지연으로 이어져 공중보건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더욱이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음에도 필수의료로 분류되지 않아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에서도 배제되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관계자는 “외상의 핵심인 정형외과가 비필수 취급을 받는 현실”이라며 “고령층의 치명적 골절 등을 중증도 항목에 포함해 필수의료 인프라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의 정의를 고난도, 고위험 수술까지 확장하고 고령환자들의 관절수술은 필수의료로 편입하는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전문병원협회는 이 같은 관절·척추 분야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오늘(13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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